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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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후 '립스틱 반란' 꿈꾸는 女 3인

“이젠 성차별의 벽 허물 차례”
◇힐러리 클린턴                           ◇세라 페일린                               ◇미셸 오바마
‘인종차별의 벽은 허물었다. 이제는 성차별의 벽을 무너뜨릴 차례다.’

4일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인종차별 장벽이 무너지자 성차별을 상징하는 ‘유리천장’을 깨줄 여성 대통령 탄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에서 주목받은 여성 3인방이 ‘립스틱 반란’의 주역으로 점쳐지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힐러리 의원은 이번에 미 여성 정치인의 대권 도전사에 새 장을 열었다. 경선에서 패한 뒤에도 오바마에게 지지를 몰아주며 뒷심을 보탰다. 힐러리 지지자들은 최소한 부통령 후보로라도 지명될 것을 기대했지만 그 자리는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 차지가 됐다. 오바마 당선자로선 큰 빚을 진 셈이다.

이 때문에 힐러리의 향후 거취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힐러리 의원의 역할은 많다. 당장 뉴욕주 상원으로 복귀할 수 있다. 내년 1월 상원 원내대표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방대법관 카드도 있다. 일각에서는 ‘야망의 여인’ 힐러리가 4년 뒤 대선에서 오바마와 ‘리턴매치’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나이(61세)를 감안하면 차차기는 너무 늦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힐러리가 오바마 행정부 국무장관을 맡은 뒤 대권 재수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대통령 후보와 싸운 부통령 후보’ 이미지를 남긴 페일린은 앞으로 기회가 많다. 변방의 주지사에서 단숨에 중앙 정치무대의 신데렐라로 부상했다.

대선을 통해 혹독한 검증에도 비교적 잘 견뎌냈다. 총기 규제, 낙태 등에 반대하며 공화당 보수세력 집결에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공화당 차기 기대주로 부각됐다.

페일린은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다. 다만 당내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만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페일린이 2012년 공화당 대선 경선 출마가 유력하다”고 점쳤다. 일각에서는 민주당보다 공화당에서 먼저 여성 대선후보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퍼스트 레이디 미셸 오바마=가장 인기 좋았던 영부인 재클린 케네디와도 비교되고 가장 정치적 야망이 높은 여성 정치인 힐러리와도 비교된다.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는 흑인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버드 법대를 나온 미셸은 시카고대 학생과장, 시카고대병원 대외협력담당 부원장을 지내는 등 대선 직전까지 능력 있는 여성의 표상이었다. 이 때문에 미국 언론은 미셸이 백악관에서 조용한 내조자로 머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미셸이 사회사업에 적극 나서며 입지를 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힐러리에 못지않은 야망과 능력을 가진 미셸이 차후에 정치적 야망을 표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