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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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루오, 루비, 루이’를 조용히 눈으로만 봐 주세요

여수엑스포의 인기 전시관인 아쿠아리움에 연일 수 만 명의 관람객이 몰리면서 아쿠아리움 수조 안에서 살아가는 해양생물들의 스트레스 지수도 높아져만 가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는 환경에 민감한 벨루가와 해양생물들을 위해 수조 안 생물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관람객들의 특정 행위에 대해 자제를 요청한다고 29일 밝혔다.
 
벨루가의 경우 세계적인 멸종 위기종으로 종 보존과 생물 보호대상 동물이며, 환경에 매우 민감한 동물이다. 현재 격주 단위 월요일을 휴무일로 지정해 하루 쉬며 건강진단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벨루가를 찍기 위해 매일 같이 벨루가를 향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고, 수조를 두드리며 벨루가의 건강한 생육을 방해하고 있다.

한두 번 정도면 큰 영향은 없겠지만, 지속적으로 플래시에 노출될 경우, 갑작스러운 동공의 수축으로 인해 동공 개폐를 조절해주는 근육이 느슨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망막에 일시적인 자극을 주기 때문에 벨루가의 시력형성에 방해가 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가급적 벨루가를 향한 카메라 플래시는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벨루가의 시선을 끌기 위해 무작정 수조를 두드리는 것 역시 벨루가에게는 스트레스가 된다.

‘바다의 카나리아’로 불리는 벨루가는 고운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아쿠아리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관람객들이 들어오기 전 조용한 상태에서 벨루가의 노래 소리를 종종 들을 수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아쿠아리움의 현장 매니저인 송지혜씨(27)는 벨루가의 노래 소리를 듣기 위해 종종 3층 벨루가 수조를 찾는다. 송씨는 “오픈하기 직전인 조용한 상태에서 루오, 루비, 루이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특히 가끔씩 들리는 벨루가 아이들의 노래 소리는 저에게 힘을 내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수= 류송중 기자 nice20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