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경찰이 확인한 내용은 인터넷에 떠도는 것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
11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 '버스 패륜남'이란 제목으로 사진과 함께 이번 사건을 설명하는 장문의 글들이 급속히 퍼졌다.
이 글은 지난 6일 한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버스에서 할아버지가 맞았어요'라는 제목으로 처음 공개됐다. 원본 글은 이미 삭제돼 없다.
게시물에 따르면 지난 5일 경남 창원의 한 시내버스에서 10~20대로 추정되는 한 젊은 남성이 자신에게 반말을 했다는 이유로 앞좌석에 앉은 노인에게 막말을 하고 머리 등을 폭행했다.
처음 글을 올린 사람은 "우산으로 할아버지 머리를 내리치고, 그것도 모자라 발로 얼굴 옆을 차기도 했다"고 적었다.
노인에게 입에 담기 힘든 욕설도 해댔으나 승객 누구도 말리지 않았고 결국 운전기사가 차를 세우고 남성을 말리는 사이 노인이 앞문으로 빠져나가서야 상황이 끝났다고 이 글은 소개했다.
누리꾼들은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 있나", "기본 예의부터 배우자"는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도대체 왜 아무도 안 말렸냐"고 승객들을 원망하는 글도 많이 올랐다.
경찰은 해당 버스를 운전한 기사를 상대로 경위를 조사했다.
그러나 운전기사 하모(57)씨의 말은 인터넷에 오른 글과 많이 달랐다.
그는 "맞은 사람은 노인이 아니었고 일방적으로 맞은 것이 아니라 서로 폭행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노인으로 알려진 남성은 흰머리가 많은 40대 중후반, 젊은 사람은 10~20대가 아니라 30대 초중반이었다고 하씨는 기억했다.
두사람은 창원시청 광장에서 수협 경남도회까지 가는 3~4분 가량 서로 멱살을 잡으며 쌍방 폭행을 했고, 나이 든 사람이 버스에서 내리고 나서야 다툼이 끝났다고 그는 밝혔다.
하씨는 "싸움을 멈추게 하기 위해 버스를 길가에 세웠는데 나이 든 사람이 버스에서 후다닥 내린 걸로 봐서 노인이 아닌 것은 분명했다"고 덧붙였다.
하씨는 "버스에 남아 있던 젊은 사람에게 '왜 싸웠냐'"고 물었더니 "옆에 서있는데 '비키라'고 반말을 하길래 나이 차도 별로 안나고 기분이 나빠서 때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버스에는 CCTV가 달려있으나 5일치 영상만 저장하기 때문에 당시 폭행 장면은 현재 남아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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