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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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 부품’에 멈춰선 영광원전]전력 예비율 뚝… 이상한파 땐 속수무책

영광 5·6호기 2013년 재개 못하면
예비전력 사실상 ‘제로’ 수준
전남 영광 원자력발전소 5·6호기가 발전을 멈춤에 따라 이번 겨울에는 사상 유례없는 전력난이 몰아닥칠 전망이다. 예상대로 영광 5·6호기가 연말까지 부품 교체를 마치고 내년 초 발전을 재개하지 못하면 예비전력이 사실상 ‘제로’ 수준까지 떨어진다. 지난해 9월15일과 같은 전국적인 순환 정전을 해야 하는 사태가 빚어질 판이다.

5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영광 5·6호기는 발전설비 용량이 각각 100만㎾에 달하는 주력 원전이다. 전체 23기 원전 중 예방정비를 받고 있는 4기와 고장으로 정지된 1기 때문에 원전의 하루 공급능력이 6884만㎾에 불과한데 추가로 200만㎾의 전기를 생산할 수 없게 된 셈이다.

당장 예비전력 확보도 버거워졌다. 영광 5·6호기가 없으면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예비전력 수준은 275만∼540만㎾로 떨어질 것으로 지경부는 예상했다. 수요관리를 통해 사전에 전력소비를 감축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망한 수치이지만, 당국이 강제로 비상조치에 들어가는 400만㎾를 밑돌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한다. 이상한파라도 몰아치면 정전 사태는 피하기 어려워진다.

내년 1, 2월에는 예비력이 급감해 영광 5·6호기가 발전을 재개하더라도 예비전력은 230만㎾에 불과할 전망이다. 영광 5·6호기가 부품 교체 지연으로 제때 생산하지 못하면 30만㎾로 뚝 떨어져 작년 9월과 같은 대규모 정전사태가 재연될 수밖에 없다. 전력당국은 예비력이 100만㎾ 이하로 내려가면 차례로 지역별 전력공급을 끊는 순환 정전에 들어간다.

정부는 유례없는 초고강도 전력수급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수요관리를 통해 상시 110만㎾ 정도를 아끼고, 전체 전력소비량의 과반을 차지하는 산업체를 상대로 강제로 절약목표를 지정할 방침이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