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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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를 둘러싼 '진실게임'은 어디로…

'국민 멘토' 奇人 이외수
다시 소생할까 하산할까
 " 표리부동하다" "한 때의 실수라고 하더라도 대처법이 꽝"

이런 반응은 '160만 트위터리안 대군'을 이끌며 '트통령(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리는 소설가 이외수(67)씨의 사생활에 대한 의혹이 공개되면서 일부 트위터리안들로부터 터져나온 불만 섞인 목소리다.

물론 응원의 메시지도 만만찮다. "포기하지 말라" "본인 인생인데 (타인이)왈가왈부 하는 것은 월권" "선생님을 믿는다" 등 그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는 트위터리안들의 응원도 넘쳐난다.

이외수씨는 140자로 한정된 트위터 공간에서의 '세상 바라보기' 소통도 지난달 31일자 마지막 트윗 이후 잠시 중단하는 듯 보였으나 이내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 왕성하게 활약할 때에 비하면 절반 수준의 글을 올리고 있다.

그의 거주지인 '화천 감성마을'을 둘러싸고 '아방궁 논란'이 벌어진데 이어 '혼외아들 소송'이 보도되면서 화천 산골에 세상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奇人' 소설가 이외수를 둘러싼 논란의 진실은 과연 뭘까.

◇혼외 아들 양육비 소송

지난 2월 소설가 이외수를 상대로 혼외자로 태어난 아들의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소송이 춘천지법에 접수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청구인 오 모(56·여)씨는 자신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26)의 양육비 미지급과 호적에 올리지 않은 것 등을 이유로 이외수씨를 상대로 2억원을 청구했고 이씨 측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혼외 아들의 존재를 부인하지 않았다.

그 후 그의 부인인 전영자씨는 혼외 아들에게 양육비는 물론 그의 어머니와 만나 원활하게 합의됐다는 합의 내용을 방송을 통해 주장했으나 이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그의 트위터에는 비난의 글이 쇄도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 이외수씨는 청구인 오씨에 대해 '당시 여관에서 청소와 빨래를 담당하는 종업원이었다'고 언급했는데 오씨는 당시 잡지사 기자였음이 밝혀졌다.

심지어 당시 이씨가 혼외 아들을 출산 직후 홀트(아동복지회)에 맡겼었다는 오씨의 주장이 이어지면서 이씨를 둘러싸고 도덕성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요트 구설수

지난 2011년 화천 파로호를 모델로 작품 구상을 위해 이외수씨가 구입한 요트의 이름은 부인 전씨의 아이디를 딴 '여여호'이다. 방송에서 공개한 요트의 가격이 3억원 대에 이른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기인 소설가의 독특한 집필 방식이 화제가 됐다.

그러나 화천에서 춘천댐에 이르는 북한강에 띄우려던 요트의 돛이 너무 높아 고압전선(철탑)에 걸려 운행하지 못하게 되면서 요트는 대부분 화천읍내 둔치에 정박된 상태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화천군수가 이외수씨의 요트 운행을 위해 한전에 고압전선을 이설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지만 출처가 불분명한 이 주장에 대해 화천 군수는 사실이 아님을 거듭 밝히고 있다.

◇아방궁 편법CCTV 논란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아방궁'이란 비난을 받았던 '이외수 감성마을'에 또 다른 논란이 가열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것은 감성마을 주변에 13대의 CCTV 중 일부가 편법으로 설치됐다는 의혹이다.

이 논란은 화천군이 기존 방범용 카메라 4개 외에 2012년 12월18일부터 2013년 1월16일까지 1496만8000원의 예산을 들여 개인 사유재산 감시 용도로 9대의 CCTV를 추가 설치하면서 불거졌다.

더욱이 CCTV 설치 때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목적, 촬영시간, 촬영범위가 기재된 설치안내판을 설치해야 함에도 이를 어기고 있어 과태료 부과대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대마초 사건 논란

이외수씨는 지난 1987년 7월부터 서울의 한 여관에 장기투숙 하면서 대마초를 상습 흡연했으며 이 때문에 검찰에 구속됐다 같은 해 5월에 풀려났다. 일부에선 어린 여성들과 대마초를 함께 흡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그 신문 잘 봐라"라며 "거기 나오는 여자 분들은 청소와 빨래를 담당하던 31살짜리 종업원들이고 참고인으로 동행, 20분 만에 풀려나셨다. 븅딱들"이라고 거칠게 반박했으나 확인결과 당시 31살 오씨는 잡지사 기자였고 최근 소송을 제기한 청구인임이 드러났다.

이에 이외수는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릅니다…"라며 간략히 트윗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해 확실한 해명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논란의 아방궁 또 다시 뚝딱! 뚝딱!

화천군은 '이외수 감성마을'에 9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어 예산낭비란 비난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난 2012년 8월 이외수 문학관(38억900만원) 개관에 이어 또 다시 '문화휴식공간' 공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이미 1억5000여 만원을 들여 이외수 문학관 주변에 공사를 시작해 현재 진행 중이며 또 올해 15억원을 더 들여 감성마을에 청소년 수련관을 신축할 예정이어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지 않을까 군은 극도로 예민한 상태다.

게다가 이외수 문학관 인근 하천에 구름다리를 조성해 준공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 교량이 하천점용허가 없이 불법으로 조성돼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욱이 국비 등 예산을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에서 사업을 취소하면 국비를 반납해야해 이외수씨와 화천군은 진퇴양난의 상태다.

화천군은 이외수씨가 홍보대사로 큰 역할을 하고 있어 그만한 투자가치가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최근 이씨를 둘러싼 잇단 논란으로 곤혹스런 입장이 됐다. 누리꾼들은 화천군의 예산남용 등을 거론하며 군정 운영에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다.

그러나 화천군은 이번 파문엔 함구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어렵사리 이끌어 왔던 군 내 대형 프로젝트인 '이외수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자칫 그동안 쌓아온 화천군의 이미지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불상사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잠시 트윗을 중단했던 이외수씨는 15일 새벽 '캄캄한 밤을 지나 지금은 새벽, 다시 동이 트고 찬란한 아침이 밝아오겠지요. 태양은 진보의 것도 보수의 것도 아닙니다. SNS라는 이름의 광장 또한 임자가 없습니다. 저는 여기서만이라도 자유롭고 싶습니다'라는 글을 남겨 최근에 겪고 있는 심경을 잠시 드러냈지만 '다시 동이 튼다'는 표현을 둘러싸고 또 여러 해석이 이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갖가지 의혹을 둘러싼 진실게임 공방 결과에 따라 그의 도덕성은 흠집날 수도 있는 위기에 몰렸다. 소설가로서 인정을 받았던 기인인 그가 트위터란 소통의 도구를 통해 세상 나들이에 나섰다가 호된 신고식을 치르는 등 바람 잘 날이 없다.

그의 정치성 짙은 멘션과 일부 악플러들에 대한 강도높은 반박 등이 종종 문제가 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소설가 겸 트통령 이외수를 평가할 수는 없다. 논란의 당사자도 논란을 바라보는 이들도 최소한 논란의 중심에서 조금은 비껴나 상황을 관조하는 차분한 시선이 필요하다.

한 소설가의 개인사와 세상에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세간을 흔들며 상처가 상처를 낳는 악순환을 지켜보면서 차라리 진정한 기인(奇人)이었던 시절의 이외수가 그립다는 생각을 떠올리는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 '시사 할(喝) '은 =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잘못된 제도나 문화 등을 비판하고 우리 사회가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신설한 기획이다. 할(喝)이란 주로 선승(禪僧)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말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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