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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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 없으면 죽어라!" 노점상, 사형 집행 '분노'

 

지난 2009년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 선허구 거리, 여느 때와 다름없이 부인 장징과 노점 장사를 시작한 샤쥔펑(33)은 갑자기 들이닥친 청관(단속요원)들에게 무차별 구타를 당했다.

샤쥔평을 때린 10여명의 청관들은 그를 파출소로 끌고 가 폭행을 이어갔고 참다못한 샤쥔펑은 노점에서 요리할 때 쓰던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가 저항하는 과정에서 청관 중대장 등 단속요원 2명이 숨지고 한 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해 11월 법원은 샤진펑에게 사형을 내렸고 그의 항소도 기각했다. 3년 반동안 장징이 과일 바구니를 들고 청관의 유가족을 찾아가 선처를 부탁하기도 했으나 결국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흘린 샤쥔펑의 눈물이 무색하게 지난 25일 사형은 집행됐다. 그는 마지막 면회를 온 장징에게 "비록 나는 죽지만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 가족들이 끝까지 항소해 누명을 벗겨달라"고 유언했다. 샤쥔펑은 마지막 가족 사진을 남기고 싶다며 사진 한 장을 찍어줄 것을 교도소에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묵살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난한 노점상의 사형은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 서기 부인 구카이라이의 판결과 비교 당하며 중국 내 큰 분노를 일으켰다. 구카이라이는 영국인 사업가를 살해하고 거액의 뇌물을 수수했음에도 특권층의 신분으로 사형유예처분을 받은 바 있다.

누리꾼들은 "유권무죄, 무권유죄는 딱 이럴 때 쓰는 말" "돈 없고 권력 없으면 죽어야 되나" "이 사건이 정당방위가 아니면 대체 어떤 게 정당방위라는 말이냐"라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segye.com
사진=장징의 중국판 SNS 웨이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