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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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여승무원 "끝까지 남아 대피 도와"

지영씨는 2012년 수원과학대 1학년으로 재학 중 휴학계를 내고 승무원 일을 시작하게 됐다.

2010년 아버지가 간질환으로 돌아가신 뒤 어머니와 당시 고등학교를 다니던 여동생과 생활을 하게 돼 가정형편이 넉넉치 않았다.

어머니에게 작은 힘이라도 보태려고 사촌오빠 소개로 배를 타기 시작했다.

쾌활하고 활발한 성격이었던 지영씨는 승무원 생활을 하며 늘 웃는 모습으로 어른들을 대했다.

선원 오모(58)씨는 "젊은 사람이 사글사글하고 인사성도 밝아 배에서 오다가다 10번 만나면 10번 다 인사했다"며 "항상 생글생글 인사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아깝다"고 했다.

일을 하면서 가족 어른들도 때때로 모셨다.

16일 병원 근처에서 만난 지영씨 이모부 김모(61)씨는 지영씨 덕분에 제주도 여행을 자주 갔다고 했다.

김씨는 "설이나 추석 때면 늘 찾아와 어른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며 "지영이 덕분에 세월호를 타고 제주도도 몇 번 갔는데 갈 때마다 지영이가 어찌나 살뜰히 챙겨주던지 조카가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현재 지영씨 시신이 안치돼 있는 목포 한국병원에는 지영씨 어머니와 이모들, 이모부 등이 도착해 있다.

이날 오후 병원에 도착한 지영씨 어머니는 지영씨의 시신을 확인한 뒤 쓰러져 링거를 맞기도 했다. 고인 얼굴에서는 여기저기 작은 상처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녁 8시 현재 숨진 박지영씨 빈소는 차려져 있지 않은 상태다. 유족에 따르면 빈소가 차려질 장소는 나머지 실종 승무원의 생사가 확인된 후 결정할 예정이다. 지영씨가 나고 자란 인천에 차려질 가능성도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