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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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남아도는데 우유값 왜 안떨어지나

입력 : 2014-06-22 20:40:53
수정 : 2014-06-22 20: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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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도입된 원유(原乳) 가격연동제가 소비자의 피해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유가격연동제는 생산비 상승분과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하다 보니 가격 상승 요인만 있을 뿐 생산비 절감, 공급 초과 등으로 인한 가격 하락 요인이 있어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22일 낙농업계와 유가공업계에 따르면 우유생산비 인상분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른 원유기본가격은 현재(ℓ당 940원)보다 25원 오른 ℓ당 965원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원유가격이 ℓ당 25원 오르면 우유의 소비자가격은 35원 정도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과거 2∼3년에 한 번씩 낙농가와 유가공업계가 원유가격 협상을 벌일 때마다 큰 폭으로 가격이 올라 고스란히 피해가 소비자에게 돌아가자 지난해부터 원유가격연동제를 도입했다. 연동제에 따라 통계청이 매년 6월1일자로 발표하는 전년도 우유생산비 자료를 토대로 정해진 공식에 따라 해당연도 원유가격을 산출키로 했다. 하지만 올해 원유가 남아도는 상황이지만 전년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하다 보니 이 같은 부분은 반영되지 않아 가격이 오를 경우 소비자들은 그 피해를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

지난 3, 4월 원유생산량이 각각 19만4326t과 19만2261t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6.2%, 5.5% 증가한 수치다. 유가공업체서 남은 우유를 말려 보관하는 분유 재고량 또한 11년 만에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공급이 많을 땐 가격을 낮춰서 팔아야 하지만 연동제로 이러지도 못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낙농가 측이 우유생산비를 최대한 높게 책정해 원유가격을 많이 받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이렇다 할 생산비 절감 대책조차 없어 매년 원유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유가공업계와 낙농회 측은 원유가격 인상을 놓고 현재 팽팽히 맞서고 있다. 유가공업계는 올해처럼 인상액이 많지 않으면 소비자가격에 반영하기 어렵기에 원유가격 인상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반면, 낙농가 측은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른 가격 인상을 억제하면 연동제의 근간을 흔드는 것인 만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