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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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IIB 가입 '초읽기'…가입 득실은?

입력 : 2015-03-22 18:59:06
수정 : 2015-03-22 22: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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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이르면 주내 AIIB 참여 발표할 듯… 對中 경제협력 관계 ‘날개’ 달 가능성
정부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여부를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도 AIIB 가입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는 경제적 실익과 외교 관계 등을 심도있게 따져 중국의 독주를 막는 ‘묘수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방한해 청와대를 예방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국 가입선언 초읽기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중국은 우리 정부에 이달 말까지 AIIB 창립 회원국 참여 여부를 밝혀달라고 시한을 제시한 상태다. 정부는 ‘가입’ 쪽으로 결정하고 가입조건을 중국 측과 절충하고 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한국이 앞으로 관련 문제를 적극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며 한국 정부의 긍정적인 입장 전달을 시사했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AIIB 가입을 망설인 것은 미국의 강력한 견제였다. 최근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이 잇따라 가입 의사를 밝힌 데다 일본까지도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정부로서는 부담을 덜게 됐다.

참여 의사를 빨리 밝혀야 창립 회원국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사항이다. 창립 멤버로 들어가야 AIIB 지배구조 등에 한국의 발언권이 세진다. 3월에 가입 방침을 발표하면 한국은 기존 양해각서(MOU) 체결국들이 꾸려놓은 테이블에 합류해 오는 6월 발표 예정인 협정문 관련 협상에 참여할 수 있다.

◆중국 독주 우려에 지분 문제 등 쟁점 남아


AIIB의 지배구조와 한국의 지분 문제는 가장 큰 쟁점이다. AIIB의 지배구조와 의사결정구조 등이 중국 중심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IIB는 자본금 1000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미 중국이 대부분을 출자한 500억달러가 마련됐다.

현재로서는 중국의 지분이 50%에 달한다. 중국의 지분이 50% 미만이더라도 다른 개발은행과 비교해 쏠림 현상은 심각하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경우 최대 지분을 가진 미국과 그 뒤를 잇는 일본이 각각 15.7%와 15.6% 정도다.

AIIB는 참여국이 경제력에 비례해 출자하고 지분을 가지도록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아시아 지역 내 국가가 75%의 투표권을, 지역 외 국가가 25%를 가질 수 있는 만큼 한국은 상당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IIB 가입 득실은


AIIB 가입은 대중 경제협력의 대형 호재로 작용할 듯하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에 이어 한·중 경제장관회담을 통해 양국의 구체적 경제협력 방안이 논의되는 시기여서 AIIB 가입은 경제 협력 관계에 날개를 달아줄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 신흥국 인프라 건설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이득이다. 다만 끈끈했던 미국과의 협력에 균열이 생기거나 중국의 영향력에 종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은 부담으로 남아있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