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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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지능 유전자는 엄마에게서만 물려받는다"

한국 등 세계 80개국 IQ 순위도 알아봤습니다
아이들 지능은 아빠보다는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또다시 나왔다. 하지만 인간의 지능에 영향을 끼치는 유전적 요인은 40∼6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영국 글래스고에 있는 의학연구위원회(MRC)는 최근 수십년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등 주요 과학저널에 게재된 관련 연구논문들 분석과 14∼22세 1만2686명을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진행한 실험결과 를 과학전문 블로그 ‘사이콜로지 스폿’에 발표했다.

과학계에 따르면 자식의 지능을 결정하는 것은 어머니쪽 유전자다. 아빠가 아무리 똑똑하더라도 유전적으로 자식의 지능에는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다. 이는 지능 유전자는 X염색체에 위치하고 있는 데 여성은 X염색체가 2개인 반면 남성은 1개 뿐이기 때문이다. 뇌의 오묘한 ‘인지기능’ 시스템 중 하나는 태아가 어머니 이외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지능 유전자를 자동적으로 비활성화시킨다는 점이다.

캠브리지대학 연구진의 동물실험 결과에 따르면 추리와 생각, 언어와 같은 대뇌피질의 지능 유전자는 오로지 어머니쪽으로부터만 물려받는다. 아버지의 유전자는 고도의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 대신 섹스와 음식, 공격성향 등 자율신경기능에 관여하는 둘레계통에 주로 쏠려 있었다. 유전적으로만 살펴볼 때 아이의 IQ는 어머니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아이의 IQ를 결정하는 것은 어머니의 지능 만이 아니다. MRC 연구진에 따르면 어머니의 IQ는 아이의 지능을 결정하는 데 40∼60%만 담당한다. 이외에는 자란 환경, 교육 정도, 사회·경제적 지위 같은 환경적 요인이 아이의 지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장기 때 어머니와 자식이 나누는 정신적 교감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학습과 기억, 인지 등에 관여하는 해마 성장에 약 10%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학 연구진은 밝혔다.

그렇다면 자식을 똑똑하게 키우는 데 있어 아빠는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는 것일까. 자식을 명문대에 보내려면 "어머니의 정보력, 할아버지의 재력, 아버지의 무관심"이 필수라는 말은 과연 사실이었던 걸까. 연구진은 딱히 그렇지만은 않다고 달랬다. 직관과 감성 같은 특성은 어머니보다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는 아이의 잠재적인 지능을 극대화하는 데 엄청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인디펜던트는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세계 주요국들의 IQ 순위 도 함께 소개했다. 영국과 핀란드 연구진이 2002∼2006년 세계 80개국의 IQ 평균을 낸 것이다. 이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IQ는 106점으로 홍콩·싱가포르(각 108점)에 이어 세계 3위였다. 이어 일본·중국(각 105점), 대만(104점), 이탈리아(102점), 아이슬란드·몽골·스위스(각 101점) 순이었다. 영국은 100점, 독일·핀란드 각 99점, 미국·프랑스 98점, 러시아 97점, 이스라엘 95점이었다. 가장 IQ가 낮은 나라는 적도기니(59점), 세인트루시아(62점), 모잠비크(64점) 순이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