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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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중국] 여직원 인권을 모르는 걸까…텐센트, 사내행사 음란 게임 논란

메신저와 모바일 서비스 등으로 유명한 중국 최대의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가 인권 논란에서 휩싸였다. 사내 행사에서 남직원 다리 사이에 낀 물병을 여직원이 입으로 열게 해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텐센트 측은 즉시 사과하고 관련자를 징계하겠다고 밝혔지만 누리꾼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중국의 한 양조기계 제조업체 사장이 아침마다 여직원과 키스 조회를 열어 물의를 빚은 적이 있어 현지에서는 여성 근로자들의 인권이 바닥까지 떨어졌다는 지적도 강하게 일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동영상 공유사이트 ‘묘파이’에 게재된 6초 분량의 영상 한 편이 네티즌들을 분노케 했다.

영상은 남직원 앞에 무릎 꿇은 두 여직원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사내 행사 도중 게임에 참여한 이들은 각자 앞에 선 남직원의 다리 사이에 낀 물병을 입으로 열어야 했다.

 

중국 텐센트가 사내 행사 도중 여성 근로자의 인권을 바닥까지 떨어뜨리는 게임을 진행해 논란에 휩싸였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많은 이들은 “보기만 해도 역겹다”며 “어떻게 여직원들을 저렇게 대할 수 있느냐”고 했다. 한 네티즌은 “사내 행사나 단합 대회라는 이름 아래 여직원들을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는 회사들은 모두 망해야 한다”고 강도 높은 비난까지 쏟아냈다. 또 다른 이도 “남성 우월주의적인 기업을 색출해야 중국 사회가 변한다”고 지적했다.

텐센트 측은 즉시 사과했다.

관계자는 “문제의 영상은 최근 사내 행사에서 찍은 것”이라며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자들을 징계하고 인사고과에 벌점을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텐센트 고위층이 모두 남성으로 알려져 관계자들이 벌을 받을지는 알 수 없다는 의문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지난해 10월에도 중국의 한 양조기계 제조업체 사장이 여직원과 키스 조회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베이징 퉁저우에 있는 이 업체는 특색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고 단합 정신을 고취한다는 명분으로 보기만 해도 황당한 규칙을 시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규정에 반발한 일부 여직원이 회사를 그만뒀지만, 사장은 “미국에서 이렇게 하는 회사를 봤다”며 “모두가 힘을 합치면 사장 말에 호응할 수 있다”며 뻔뻔함을 드러내 누리꾼의 분노를 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묘파이 영상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