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잊혀지는 듯했던 임효준은 지난해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혜성처럼 다시 돌아와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1차에 이어 2차 대회도 우승을 차지하며 종합 1위로 첫 성인 대표팀 태극마크와 평창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지난해 10월 헝가리에서 열린 1차 월드컵에서 1000m와 1500m를 동시 석권하며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임효준의 최대 장점은 스피드와 추월능력. 단거리와 장거리를 가리지 않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제2의 안현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임효준 역시 “(안)현수형이 토리노에서 3관왕을 차지하는 것을 보고 쇼트트랙 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는 나의 롤모델”이라고 말하고 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빅토르 안의 현재 기량은 전성기에 비해 훨씬 못 미친다. 2017~18 1~4차 월드컵에서 노메달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열린 유럽선수권대회 500m 은메달을 따내며 부활을 선포했다. 빅토르 안은 올림픽에서 금6개, 동2개로 오노(금2, 은2, 동4)와 메달 개수 동률을 이루고 있다. 이번 평창에서 메달을 1개라도 따낸다면 쇼트트랙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떠오르는 ‘신성’ 임효준과 ‘황제’ 빅토르 안의 승부는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임효준이 ‘제2의 안현수’라는 별명을 붙여준 폭발적인 스피드로 롤모델을 앞지를까. 빅토르 안이 올림픽 새내기를 한 수 지도하며 조국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까. 이번 평창 올림픽 최대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