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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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NBA에 주눅드는 MLB

NBA 스테픈 커리(왼쪽)과 르브론 제임스 .

미국을 프로스포츠의 천국이라 부른다. 유럽 축구를 제외하고는 시장규모와 팬층 등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그 중에서도 미국의 4대 프로스포츠로 미국프로풋볼(NFL), 메이저리그(MLB), 미국프로농구(NBA), 북미하키리그(NHL)이 꼽힌다. 대체로 위에 언급된 순서가 미국인들 사이에서 각 종목의 인기순위와 부합했다. 

 

그런데 오랜기간 변함이 없이 유지되던 미국 프로스포츠의 인기 순위에 변동이 생기고 있다. NFL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NBA의 성장세가 무섭다. 이제 MLB가 2위라고 쉽게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당장 여론조사기간 갤럽이 2018년 조사해 발표한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종목 순위에서 농구 11%를 얻어 9%에 그친 야구를 제치고 풋볼(37%)에 이어 2위에 올라 충격을 줬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경제적 규모 면에서 MLB가 NBA보다 한참 위라는 생각은 여전히 강했다. 하지만 미국 야후스포츠가 지난 12일 경제전문지 포브스를 인용해 미국프로농구(NBA) 30개 구단의 평균 가치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평균 가치를 최초로 능가했다고 전해 MLB 관계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북미지역 4대 프로스포츠 중 NFL 구단의 평균 가치가 26억달러(약 2조9640억원)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NBA가 평균 18억6800만달러(약 2조1300억원)로 차지했다. MLB 구단 평균은 17억7600만달러(2조240억원)로 NBA보다 9000만달러가량 낮았다. NHL의 구단 평균 가치는 6억3000만달러(7180억원)에 그쳤다. 

 

눈에 띄는 것은 MLB의 구단 가치가 전년대비 8%가 올랐음에도 NBA는 지난해보다 13%나 증가했고 NFL은 12% 늘어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NBA 구단별로는 뉴욕 닉스가 구단 가치 40억달러(약 4조5600억원)로 가장 비싼 구단이고 LA 레이커스(37억달러),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35억달러), 시카고 불스(29억달러), 보스턴 셀틱스(28억달러) 순으로 뒤를 이었다.

 

MLB는 뉴욕 양키스가 46억달러(5조2000억원)로 22년 연속 구단 가치 1위를 지켰다. 이어 LA 다저스(33억달러), 보스턴 레드삭스(32억달러), 시카고 컵스(31억달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30억달러)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NBA의 구단 가치와 인기가 높아지는데는 최근 3점슛 시대를 맞으며 엄청난 스타들이 대거 등장해 경기에 흥미를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르브론 제임스(레이커스)를 필두로 제임스 하든(휴스턴 로키츠) 등이 NBA 인기를 주도하는 스타들이다. 여기에 빠른 공수전환 등으로 젊은 선수들의 눈길을 충분히 사로잡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MLB는 경기시간이 늘어지는 등의 이유로 젊은 층으로부터 점차 관심을 잃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