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치매 노인이 병원을 옮기는 과정에서 승합차에 만 하루 동안 방치돼 숨졌다.
5일 병원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북 진안 한 요양병원에서 지내던 A(89)씨는 지난 3일 오후 1시께 전주의 B 요양병원으로 옮겨졌다.
진안 소재 요양병원 직원들이 파업에 돌입하자 더는 이 병원에서 지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A씨를 포함해 진안 소재 병원에 입원 중이던 환자 30여명은 전주의 B 요양병원으로 배정됐다.
B 요양병원은 승합차로 환자들을 진안에서 전주로 옮긴 뒤 입원 수속을 밟았다.
이때 B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모두 32명이었다.
하지만 이튿날 오전 진안 소재 요양병원으로부터 'B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가 모두 33명'이라고 통보받았다.
뒤늦게 환자 1명을 찾아 나선 B 요양병원은 4일 오후 1시 50분께 승합차 안에 쓰러져 있던 A씨를 발견했다.
밤새 차 안에 방치돼 있었던 셈이다.
의료진은 A씨를 병원 안으로 옮겨 응급처치했지만, 그는 결국 숨을 거뒀다.
병원은 많은 환자를 옮기는 과정에서 미처 A씨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B 요양병원 관계자는 "환자 1명이 차에서 내리지 못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많은 환자를 한꺼번에 옮기다 보니 명단 확인을 제대로 못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과실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은 모두 지겠다"며 "유족과 보상 문제를 논의 중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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