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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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1주일 1번 채식하면 1년에 나무 15그루 심는 효과” [연중기획 - 지구의 미래]

‘고기 없는 월요일’ 이현주 대표

“이 운동은 채식주의자를 만들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 하루 한끼라도 채식을 선택하고 육류소비를 줄임으로써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알리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어가는 데 목표가 있습니다.”

국내 ‘고기없는월요일(Meat Free Monday)’의 이현주(사진) 대표는 2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기 섭취를 줄임으로써 인류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고기없는월요일 운동은 2003년 미국 블룸버그 고등학교 학생들의 비만관리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10명 중 3명이 비만일 정도로 청소년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자, 당국은 일주일에 하루는 고기 대신 채식 급식을 제안했다. 인류의 건강개선과 육류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는 취지다.

비틀스그룹 멤버인 폴 매카트니가 2009년 유럽의회에서 열린 기후변화토론회에서 ‘고기를 줄이면 열을 내릴 수 있다(Less Meat, Less Heat)’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 운동을 제안했고, 전 세계로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표는 2010년부터 국내에서 이 운동을 이끌어왔다. 그 결과 서울시는 2014년부터 매주 1회 채식식단을 전 직원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1830명의 직원이 1년 중 하루 세 끼니에 해당되는 1095끼니 중 단 52끼니의 채식만으로 1년에 나무 7만 그루(30년산 소나무 기준)를 심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는 “한 사람이 일주일에 1번 채식을 하면 약 1년에 15그루의 나무를 심는 놀라운 효과를 가져온다. 또 동물사육으로 인해 발생하는 토양 및 수질 오염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캠페인을 널리 알리는 데 어려움도 적지 않다. 이 대표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제안할 때 배타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최근 환경부에 직원들에게 주 1회 채식 식단 제공 및 교육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으나, 환경부 측에서는 ‘직원들이 채식을 원하지 않는다’는 단순한 이유로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학교급식에서도 주 1회 채식 급식을 제공하는 학교의 영양사 선생님들은 학부모들에게서 항의전화를 받는 등 고충을 많이 겪는다”며 “거부감이 매우 크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앞으로 인식을 바꿀 기회를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