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보션푸드는 서울먹거리창업센터의 지원으로 본격 개발에 돌입했다.
기존 해외에 알려진 콩 기반 대체육은 고기의 질감을 살려내지 못했다. 또 유전자변형(GMO) 공법을 사용해 인류 건강상의 문제도 제기됐다. 이 같은 한계점을 해결하기 위해 콩이 아닌 귀리 등의 곡물을 고온고압으로 팽창시켜 고기와 유사한 질감으로 만들어내는 식물성 단백기술(BTVP)을 개발했다. 또 실제 고기와 유사한 향과 맛을 위해 천연성분서 추출한 식물성 지방과 식물성 피 등을 만들어냈다. 콜레스테롤도 0이다.
박 대표는 “기존 육류와 비교했을 때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의 90%, 물 소비량의 88%가 감소한다”며 “소비자 건강도 생각하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술의 발달로 가축을 통해 얻는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가 육류를 섭취하는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지속가능한 먹거리’로 관심을 받고 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7%가 가축 키우면서 발생”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들은 우리가 ‘어떤 것을 어떻게 먹느냐’가 탄소발자국 증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축산업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체 배출량의 약 16.5%에 달하며, 특히 육류제품과 관련된 부분의 비중은 61%가 넘는다고 발표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옥스퍼드대학의 조지프 푸어 교수 연구팀이 2018년 사이언스지에 게재한 논문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이 식품에서 발생했고, 이 중에서 약 58%가 동물성 제품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라는 점을 알렸다. 또 동물성 제품 가운데서도 소고기와 양고기가 온실가스 배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식품 생산 및 유통과정에서 제품 1㎏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했다. 119개국의 4만여개 농장과 가공과 포장, 운송 등 1600개가 넘는 식품생산 과정을 바탕으로 40개의 대표식품을 선정하고, 이 식품이 미치는 환경적인 영향을 평가했다.
대체적으로 육류 및 유제품이 채소 및 곡물 재배보다 더 많은 환경피해를 가져왔다. 조사 결과 소고기가 생산되는 데 약 60㎏ CO2-eq의 온실가스를 만들어 1위를 차지했다. 그다음 양고기가 24.0, 돼지고기가 7.0, 가금류 고기가 6.0 순이었다. 반면, 쌀 4.0, 토마토 1.4, 옥수수 1.0, 완두콩 0.9, 바나나 0.7 등이었다. 같은 무게로 비교했을 때도 소는 닭보다 10배 정도 많은 온실가스를, 완두콩과 같은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서는 60배 넘게 환경 오염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푸어 교수는 “육류와 유제품 섭취를 줄이는 등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은 환경오염을 줄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며 “육류 및 유제품 소비가 없을 경우 식품을 생산하기 위한 전 세계 농지 사용의 75% 정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50차 총회에서 채택된 ‘기후변화와 토지 특별보고서’에서도 전문가들은 고기, 유제품 등의 높은 소비율이 지구 온난화를 가속한다며 개개인이 고기 섭취를 줄인다면 적은 양의 토지로 더 많은 양의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식물, 곤충, 물과 공기 등 활용한 다양한 대체육… “온실가스 감축에 긍정적”
우리가 섭취하는 것이 환경에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대체육 등 지속가능한 식품을 만드는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제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대체육 시장은 2023년까지 약 27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임파서블푸드와 비욘드미트를 필두로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고기의 인기가 거세다. 소위 콩고기로 불린 초기 대체육은 콩과 글루텐을 섞어 만든 형태로 고기와 전혀 다르다는 평이 많았지만, 최근 식물성 대체육은 거의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으로 육즙까지 재현해냈다.
‘작은 가축’이라 불리는 식용곤충도 미래 대체육으로 손꼽힌다. 단백질 함유량이 100g당 50∼60g으로 소고기의 2배 이상이며, 20가지 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있어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 또 사육 조건도 친환경적이다. FAO에 따르면 1㎏ 단백질을 얻기 위해 곤충에게 필요한 사료는 약 1.7㎏으로 소의 6분의 1 수준이다.
최근에는 또 다른 대체육 기술이 등장했다. 공기에서 발견된 원소로 만든 이른바 ‘공기단백질(에어프로테인)’이다. 이 기술은 미국과 러시아가 경쟁적으로 우주탐사에 투자했던 1960년대 우주비행사들에게 식량을 공급하기 위한 미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에서 출발했다. 나사의 과학자들은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미생물인 산화수소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것을 발견했다. 생명공학 스타트업 ‘키버디’사의 CEO이자 물리학박사인 리사 다이슨은 이 연구에서 착안해 공기 중 산화수소체를 발효시켜 단백질 분말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에어프로테인은 순도 99% 단백질로 아미노산 함유량이 육류보다 풍부하다. 키버디사는 이를 상품으로 개발해 조만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2017년 핀란드의 국립과학연구소 출신 연구원들이 세운 스타트업 ‘솔라푸드’는 올해 초 공기와 물, 전기로 ‘솔레인’이라는 천연단백질 가루를 개발했다. 솔레인의 단백질 함유량은 65%로 이를 이용해 빵, 파스타, 고기패티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가능하다.
기후행동변화연구소 이윤희 연구원은 “축산업을 통해 나오는 배설물, 이산화탄소 등은 토양·수질·대기오염을 일으킨다. 또 과거에 비해 1인당 육류섭취량이 증가하면서 공장식 축산이 확산했는데, 특히 삼림 벌채 지역에서 사육된 소는 자연 목초지에서 사육된 소보다 12배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며 “(이런 가운데)식습관을 바꾸는 것은 물 절약부터 오염 완화, 숲 손실 감소 등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