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품목의 선전에 힘입어 9월 수출이 7개월 만에 반등하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 수출 증가율 7.7%는 2018년 10월 이후 2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7.7% 증가한 480억5000만달러였다. 수출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 2월 3.6% 증가에서 코로나19 여파로 3월 1.7% 줄며 8월까지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9월엔 주요 15개 수출 품목 중 10개 품목이 플러스를 나타냈다. 우리 수출 1∼3위 품목인 반도체(11.8%), 일반기계(0.8%), 자동차(23.2%)는 23개월 만에 일제히 성장세를 보이며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반도체는 올해 처음으로 수출액 90억달러를 돌파하며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했고 자동차는 6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지역별로는 최대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8.2% 증가하는 등 미국(23.2%), 유럽연합(EU·15.4%), 아세안(4.3%) 등 4대 시장이 23개월 만에 모두 성장세로 돌아섰다.
올해 2분기 한국 경제가 -3.2%로 역성장했음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등 38개 주요국 가운데 중국 다음으로 성적이 좋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리투아니아를 제외한 36개 OECD 회원국에 중국·러시아를 포함한 38개국의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은 한국은 중국(11.5%)에 이어 러시아(-3.2%)와 함께 공동 2위로 집계됐다.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2차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시행되면서 한국 경제의 3분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만약 추석 이후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더 빨라져 ‘3단계 거리두기’가 시행되면 성장률이 -3%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한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이날 오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회의를 열고 추석 연휴 국제 금융·외환시장 동향과 이에 따른 국내 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이우중·남정훈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