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은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3일 6·25전쟁을 미국 제국주의 침략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북한의 남침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점을 일제히 재확인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힌 뒤 “중국에 대해선 우리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고 과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도 명시됐다”며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베이징의 고위 외교소식통 역시 이날 “우리 관심 사안에 대해 중국 측과 필요한 소통과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같은 입장을 보였다. 외교부는 지난 24일 저녁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다만 시 주석 방한 등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6·25전쟁에 대한 중국과의 외교적 논란 확산을 우려해 더 강도 높은 대응은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서 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6·25전쟁은) 명백한 남침이고 (북한이) 스탈린과 모택동의 사주를 받아 남침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문제 제기가 쏟아졌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송영길 위원장은 시 주석 연설에 대해 “국가의 핵심적 근거를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이런 부분은 외교부가 한국을 배려하지 않은 연설에 분명한 의사표시를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박진 의원은 6·25전쟁과 관련해 ‘한·미 양국의 희생’을 언급한 방탄소년단(BTS)의 최근 수상 소감을 인용하면서 “BTS보다 못한 외교부”라고 지적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25일(현지시간) 시 주석 연설과 관련한 언론 기사를 리트윗하며 “중국 공산당은 전쟁이 70년 전에 그저 ‘발발했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1950년 6월 25일 마오쩌둥의 지원으로 남한을 침공했다”고 못 박았다. 그는 “자유 국가들이 반격하자, 중국 공산당은 압록강을 건너 수십만명의 병력을 보내 한반도에 참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홍주형 기자,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