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단독] 국힘 국토위원 김희국, ‘먹튀’ 논란 맥쿼리 주식 3만5800주…이해충돌 논란

입력 : 2022-03-31 11:29:58
수정 : 2022-03-31 13:58:30
폰트 크게 폰트 작게
국토부 차관 출신으로 민자도로 ‘고배당주’ 대거 소유
과거 도로·항만 등 사업으로 수조원 수익냈던 곳
김 의원 측 “인사처에서 연관성 없는 것으로 확인”

고위공직자와 국회의원 재산 변동 내역이 공개된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희국(사진) 의원이 국토, 교통 관련 주식을 대량 보유한 것으로 드러나 ‘이해충돌’ 의혹이 불거졌다.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인 김 의원은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 주식을 3만5887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4억9000여만원 상당이다. 이 회사는 도로·철도·항만 같은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해서 수익을 낸다. 증권가의 대표적 ‘고배당주’지만 민간자본 도로 등에 대한 투자회사여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 김 의원은 2년 전에도 배우자가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1만4552주 보유하고 있어 논란이 일은 바 있다. 이번엔 본인이 더 많은 주식을 직접 매수한 것이다.

 

맥쿼리인프라는 이명박정부 때 철도·도로·항만 등 각종 민영화 이슈를 둘러싸고 정치권과 유착 의혹이 있었다. 이 때문에 ‘먹튀’ 투기자본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맥쿼리는 서울양양고속도로 춘천구간, 인천공항고속도로, 우면산터널, 용인서울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등 1조 7000억원에 이르는 수익을 낸 것으로 이름이 나있다. 지하철 9호선 사업에도 참여해 6년 간 수백억원의 이득을 취한 뒤 손을 뗐다.

 

전직 국토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나라 민자도로 통행료가 비싼 이유 중 하나는 맥쿼리의 ‘먹튀’인데 맥쿼리가 특정 노선을 국토부에 제안한 뒤 승인 받으면 거액의 이익을 챙길 수 있다”며 “맥쿼리 입장에선 정보 창구로 국회 국토위 의원실을 접촉하는데 국토위원이 이 정도 주식을 갖고 있으면 대주주격인데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맥쿼리 외에도 포르쉐 492주, 폭스바겐 145주를 보유하고 있다.

 

김 의원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매입 가능 종목이라고 확인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해충돌과 관련해서는 4월1일부터 신고를 하게 돼 있고, 상임위 배정 받을 때 직무연관성 심사를 받는데 인사혁신처로부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 받았고, 맥쿼리는 심사대상이 아니라고 통보 받았다”고 해명했다. 인사혁신처 측은 통화에서 “특정 개인의 주식과 관련해서는 개인 정보여서 답변 드릴 수 없다”면서도 “해외주식이나 간접투자상품은 심사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