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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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운용사, 자본시장 파수꾼 역할해야”

입력 : 2025-12-18 06:00:00
수정 : 2025-12-17 19: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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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 감독할 것”
내부 통제·투자자 보호 책임도 강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자산운용업계에 자본시장의 파수꾼으로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기금의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강화를 언급한 것에 이어 금융당국도 민간 영역에서 정부의 주주행동주의 강화 기조에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

이 원장은 17일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운용사들의 수탁자 책임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기업가치 제고와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의결권 행사, 투자 대상 기업에 적극적 의견 제시를 통해 자본시장의 ‘파수꾼’ 책무를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이 대통령이 전날 “연기금이 기업의 후진적 경영 행태를 통제해야 한다”며 스튜어드십코드를 언급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금감원은 운용사가 고객 이익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스튜어드십코드 개정과 이행 실태 점검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원장은 “단기 유행에 편승한 상품 출시와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며 고강도 감독도 예고했다. 그는 특히 퇴직연금 운용 등 장기 투자에 주로 활용되는 타깃데이트펀드(TDF)조차 분산투자 원칙을 지키지 않는 등의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며 적격 TDF 인정요건을 정비하고 혁신 상품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자산운용사 내부 통제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책임도 강조됐다. 이 원장은 “자산운용업계가 ‘돈을 굴려 돈만 버는’ 금융이 아닌, ‘돈을 굴려 가계 자산과 경제를 키우는’ 금융이 돼야 한다”며 “투자자의 시선에서 상품을 설계·제조하는 방안을 새해 화두로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