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시작된 HD현대중공업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 반년 가까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사 간 폭력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어 노사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회사 측은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는 여전히 그 금액이 부족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6일 HD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7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노조원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조선소 야드를 돌아다니며 경적을 울리는 오토바이 경적 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7일과 8일에도 각각 7시간씩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 과정에서 지금까지 23차례의 파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9월 25일 두 번째 임금 제시안을 발표했다. 이 제안은 기본급 12만 5000원 인상(호봉 승급분 포함)과 격려금 400만원, 상품권 30만원, 중대재해 미발생 성과금 신설 등이 포함됐다. 이는 첫 번째 제시안인 기본급 10만 2000원 인상과 격려금 4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이다. 기본급 인상액은 조선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노조는 이를 “조선업의 활황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하다”며 거부했다.
노조 측은 “회사의 예상 매출액이 14조3117억원으로 동종업계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라며 “회사는 충분히 조합의 요구안을 수용할 능력이 있다. 조선업의 힘든 노동 강도에 맞는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번 협상에서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 승급분 3만5000원 제외)과 성과급 산출 기준 변경, 근속수당 지급 방식 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노사간의 이견은 폭력 사태로 번진 모양새다. 지난달 30일과 이달 10일 두 차례에 걸쳐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3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노사 간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는데, 노조는 조선소 내 도로에 천막을 설치하려 했고, 이를 막으려는 회사 경비대원들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 한 명이 코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경비대원 한 명은 송곳으로 추정되는 물건에 여러 차례 찔리는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에도 노조원들과 회사 경비원들이 몸싸움을 벌였다. 노사는 서로 고소고발을 하고, 경찰은 양측의 주장을 토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반년 가까이 이어지는 HD현대중공 사태를 두고, 울산 상의는 “지금 조선업은 기나긴 불황을 극복하고, 호황기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면서 “본격적인 경영 실적 회복의 분수령이 될 매우 중요한 시기에 HD현대중공업 노사의 힘겨루기는 울산경제 재도약에 힘을 보태주길 바랐던 시민들에게 큰 실망감과 우려를 안겨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