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소방재난본부가 올해 10월 소방청으로부터 ‘화재감정기관’으로 지정됐다. 화재감정기관은 과학적 실험 등을 통해 화재원인을 도출할 만한 근거자료를 얻는 기관으로, 시·도 소방본부 중 감정기관으로 지정된 곳은 경기와 서울뿐이다. 지난해 법과학시험 증거물 분야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되는 등 서울소방재난본부가 명실공히 화재 사고·사건 원인 규명과 분석에서 최고 시·도 소방본부임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화재감정기관은 ‘소방의 화재조사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시설과 전문인력 등을 기준으로 소방청에서 지정·운영하고 있다.
서울소방본부는 2019년부터 화재 감정시설(분석실·실험실·보관실)을 설치하고 5명의 석·박사급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등 화재감정기관 지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서울소방본부는 지난해 8월 한국인정기구로부터 법과학시험 증거물 분야에서 전국 시·도 소방본부 최초로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받았다. 국제공인시험기관은 국제표준에 따라 시험 기관의 조직, 시설·환경, 인력 등을 평가해 특정 분야에 대한 시험 역량을 공인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에선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인정기구가 인정한다.
본부는 2019년 3월부터 화재증거물 감정센터를 운영해 왔으며, 4년 동안 736건의 증거물 감정과 162건의 화재 실험·연구를 진행해 왔다.
국가기술표준원·자동차안전연구원과 협업해 가전제품 및 자동차의 화재발생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제품 등의 결함자료를 확보하고, 화재원인을 추적해 김치냉장고·TV·자동차 잠김방지제동체계(ABS) 모듈 등에서 9건의 리콜(시정조치)과 3건의 설계 개선을 이끌어 낸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상반기 시 ‘적극행정’ 최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황기석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본부는 화재 감정분야에서 국내외 공신력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증거물 분석 기관인 국립소방연구원·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며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화재원인 규명과 분석을 통해 시민안전 화재예방 정책에 적극 반영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