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이 중폭 이상의 정부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검찰 등의 기능을 분리해 권력을 분산하겠다는 구상이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최우선 개편 대상으로는 기재부가 거론된다. ‘기획예산처’를 신설해 기재부의 예산·정책 기능을 담당하게 하고, 세입·외환관리·국유재산 관리 등 나머지 기능을 ‘재정부’ 혹은 ‘재정경제부’라는 이름으로 맡게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예산처를 국무총리실이나 대통령실 산하에 두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예산권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인데, 반대로 대통령실의 권한이 비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 개편도 논의되고 있다.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에 이관하고, 기존 금융위는 금융감독위원회나 금융부로 개편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민주당은 산업부의 에너지 정책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해 산업부의 에너지 정책과 환경부를 통합하는 방향이 거론된다. 당 일각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하고, 과기부 장관을 부총리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방향의 검찰개혁에도 공감을 이룬 상황이다. 기존 검찰은 ‘기소청’ 또는 ‘공소청’으로 축소하고,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신설하는 식이다. 경찰 국가수사본부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강화해 검찰을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방 분야에서는 국군방첩사령부와 정보사령부의 기능을 축소·이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감사원의 국회 통제를 강화하거나 기능을 국회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민주당 추미애·박선원·이성윤 의원과 조국혁신당 황운하·박은정 의원은 다음달 1일 국회에서 ‘차기 정부 국가개혁과제 긴급토론회’를 공동 주최하고 검찰·경찰·군·국정원 등 4대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논의한다.
다만 이 같은 대규모 조직개편에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당 관계자는 “중수청 신설에만 1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당 관계자는 “정부조직법을 개정하면 그에 따라 국회 상임위원회도 개편돼야 한다”며 “지금 거론되는 방안이 얼마나 현실성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차기 정부는 6·3 대선 직후 인수위 없이 출범하는데, 그 전에 정부조직안을 확정하지 않으면 내년도 예산안 편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선대위 구성이 확정되면 선대위 정책본부에 정부조직 개편안을 포함한 공약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정책본부 검토 후 이 후보가 선택한 안이 최종 공약이 된다.
부처 수장들은 이 같은 조직개편안에 대해 말을 아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기재부 분리론’과 관련해 “대선을 앞두고 정당에서 얘기하는 조직개편에 대해 제가 언급하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기재부가 정부부처의 왕 노릇을 하고 있다’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의 질문에 “부처의 신뢰를 돌아보게 한다”며 “국민의 목소리 중 하나일 수도 있기 때문에 공직자로서는 제가 돌아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산업부 분리론’에 대해 “조직개편 논의를 함에 있어서는 정책 시너지를 잘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