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불빛 꿈만 같았네~ 파란 물결 속절 없구나∼.”
지난달 11일 삼성증권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뮤직비디오 ‘우상향 인생’의 가사 중 일부다. 익살스러운 가사와 레트로한 영상미에 온라인상에서 큰 인기를 끌며 업로드된 지 한 달여 만에 현재 105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이 유튜브 채널을 활용한 차별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예능형 콘텐츠부터 트로트 뮤직비디오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투자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젊은 고객층 확보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유튜브 채널이 일반 투자자 대상의 입문 콘텐츠부터 전략별 투자 설명까지, 다양한 형태로 콘텐츠를 확산하면서 각 증권사의 유튜브 채널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증권 ‘우상향 인생’ 조회수 100만 돌파
11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우상향 인생’은 변동성 장세 속 투자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다. 이번 곡은 작사부터 음원 제작, 뮤직비디오 후반 작업까지 전 과정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했다. 삼성증권이 직접 가사를 쓰고 ‘트로트’, ‘신나는 음악’, ‘응원’ 등의 키워드를 기반으로 AI 작곡 툴을 활용해 음원을 제작했으며, 가수의 목소리까지 AI로 생성했다.
뮤직비디오는 실제 배우가 립싱크로 출연해 대형 스튜디오에서 실사 촬영을 진행했고, 파도·물·불꽃 등 다양한 영상 효과는 모두 AI 영상 제작 툴을 통해 구현했다. 배우와 배경을 제외한 대부분의 장면이 AI 기술로 완성된 셈이다.
특히 이 콘텐츠의 주요 시청층은 2030세대였다. 전체 조회수 중 약 77%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시청으로 집계됐다. 향후에는 해당 뮤직비디오 기반의 쇼츠 콘텐츠도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과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음악을 매개로 긍정적인 투자 문화를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매년 수능 시즌 수험생을 위한 응원송을 제작하고, ‘연금아 내게로’, ‘투자할 때 듣기 좋은 노래 모음’ 등 다양한 주제의 뮤직 콘텐츠를 통해 음악 기반의 브랜딩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오고 있다. 이 외에도 재테크 이야기를 다룬 ‘도파민을 자극하는 돈 이야기’, 애니메이션 리포트 ‘투자네컷’, 투자 계몽 드라마 ‘쩐의 전쟁’, ‘올인왕자’ 등 다양한 쇼츠 콘텐츠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삼성증권뿐만이 아니다. NH투자증권은 젊은 투자자들을 겨냥한 예능형 콘텐츠를 잇따라 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유튜브 채널에는 주주의 투자 비결을 배우는 ‘시크릿주주’, 재테크 정보를 담은 애니메이션 쇼츠 ‘알짜머니’, 체험형 예능 ‘좋은일잘러’ 등이 인기를 끌었다.
신한투자증권은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고 소액 투자 조언을 제공하는 ‘걔꿀알바대작전’, 증권사 직원들의 개인 소지품을 소개하는 ‘왓츠 인 마이 백’, 상속세·부동산 규제 등 금융 이슈를 쉽게 풀어낸 ‘고진감세’ 등을 공개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을 선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오전 8시50분과 오후 3시에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미국 주식시장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주요 해외 시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해주탐구생활’ 코너를 운영, 글로벌 투자정보 강화에 나섰다. 키움증권은 최근 대표 투자 대회인 ‘키움영웅전’을 다룬 ‘2025키움영웅전’ 공식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투자자 대상 특화 콘텐츠 확대에 나섰다.
◆100만명 골드버튼 받은 증권사만 4곳
지금까지 증권사 유튜브 채널은 시황이나 전망을 하는 라이브 방송이 주를 이뤄 왔다. 한국투자증권은 3000회가 넘는 라이브 경력이 있고, 키움증권도 2900회 이상의 라이브방송을 진행했다. 미래에셋증권(1700회), 하나증권(1600회), 삼성증권(1100회), LS증권(1100회)도 라이브방송을 많이 했다. 하지만 최근 대형 증권사들의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트로트를 비롯해 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로 승부를 보고 있다.
현재 증권사 유튜브 구독자 순위는 삼성증권(220만명), NH투자증권(207만명), 키움증권(171만명), 미래에셋증권(169만명)이 상위를 차지했다. 구독자 100만명을 넘겨 골드버튼을 받은 증권사만 4곳에 이른다. 그밖에 KB증권(54만명), 하나증권(30만명), 한화투자증권(19만명), 대신증권(19만명), 신한투자증권(18만명), LS증권(17만명), 한국투자증권(15만명), 유안타증권(10만명)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좋아요’를 많이 받은 영상이 추천을 받아 노출 빈도가 높아지는 유튜브 알고리즘을 고려해 좋아요 버튼을 받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또 구독자 증가 상승률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라이브방송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도 진행한다.
삼성증권은 경우 유튜브 라이브방송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스타벅스 커피쿠폰을 뿌리는 이벤트를 열고 있고, NH증권은 구독 이벤트로 아이패드, 에어팟, 아이스크림, 치킨세트, 도서쿠폰, 네이버페이 등을 지급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구독자 경품으로 테슬라모델Y와 아이폰을, 키움증권은 갤럭시버즈, CGV영화예매권, 신세계상품권 등 경품으로 건 구독자 이벤트를 열었다.
삼성증권은 연예인 유인나씨를 대표 광고모델로 한 영상으로 인기를 끌었고, 신한투자증권은 배우 박병은, NH투자증권은 방송인 정혁이 고정 출연하는 코너를 진행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박현주 회장이 직접 출연해 투자조언을 했고, 한화투자증권은 한상희 글로벌리서치팀장이 만드는 해외주식분석 코너가 진성독자들을 이끌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투자에 관심을 갖는 젊은 층이 크게 늘어나면서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한 증권사들의 유튜브 콘텐츠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잠재적 고객을 포함한 일반인들에게 유튜브 채널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광고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유튜브와 커뮤니티 등에 대한 투자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