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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산업, 블루오션을 찾아라] <하> 신개념 고객관리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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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즐거운 경험’이 기업을 살린다
◇SK텔레콤 T매장 직원이 21일 고객에게 휴대전화를 분실했거나 파손됐을 때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임대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T는 이달부터 기존 14일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던 임대기간을 VIP멤버십 고객의 경우 6개월, 일반 고객은 1개월로 확대했다.  SKT 제공
성장 정체에 빠진 통신업계가 고객중심 경영을 앞세워 위기 극복의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신개념 기술이나 서비스,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기업의 생존은 고객의 선택에 달렸다는 판단에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3세대 고객중심의 경영관리기법인 ‘고객경험관리(CEM·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를 도입해 임직원들의 변화를 독려하고 있다. 이 새로운 경영기법은 고객이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과 이용 시, 그리고 이용한 후의 모든 접점에서 직·간접적으로 겪게 되는 긍정적, 부정적 경험 전체를 관리하는 고객중심의 경영방식이다.

이통시장의 포화, 통합KT의 등장, 정부의 요금인하 압박, 서비스의 상향 평준화 등 산적한 위협 속에서 고객들이 더 이상 상품의 특징이나 편익만으로는 절대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한 결과다. SKT 경영진은 상품이 제공하는 독특한 생활양식과 사용하는 과정에서 얻는 총체적인 경험에 주목했다.

‘체험마케팅 이론’의 창시자인 번트 슈미트 교수(미국 콜롬비아대)가 최초로 제안한 CEM은 고객과 기업이 만나는 전체 접점(Touch Point)의 경험세계를 파악해 기업 브랜드나 서비스를 보다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유도, 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고객은 반복구매를, 잠재고객은 최초구매를 유도하는 경영방식이다.

영국 통신업체 ‘O2’는 이 경영방식을 도입해 성공한 대표적인 회사다. O2는 2004년 텔레포니카에 인수된 뒤 대대적인 CEM을 추진, 본사가 직접 고객 챙기기에 나섰다. 영국시장 점유율 3위에 불과했던 O2는 현재 점유율, 매출, 가입자 순증 등 모든 지표에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SKT는 서비스 인지부터 가입, 해지, 해지 이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29단계로 구분하고, 이 과정에서의 고객 경험을 117개로 세분화했다. SKT는 지난 2월 VIP고객을 상대로 운영하던 T영상고객센터 서비스를 3G 휴대전화 가입고객 전체에 제공하기 시작했다. 상담 내용이 복잡할 경우 이해가 어렵다는 고객 경험을 파악한 뒤 이뤄진 조치다.

첫 달 이용률은 5만건에 불과했으나 3, 4월엔 60만건에 달하며 급증했다. 음성상담은 1건당 평균 150초가 소요됐으나 영상을 활용한 상담은 135초에 그쳐 업무 효율도 높아졌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