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자신의 농장에서 일하던 흑인 인부에게 피살된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 우월주의 조직 지도자가 성폭행을 시도하다 살해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남아공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영국 BBC방송이 12일 보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지난 3일 남아공 서북쪽 벤테르스도르프의 한 농장에서 백인 우월주의 조직 ‘아프리카너(네덜란드계 토착 백인) 저항운동’(AWB) 지도자인 유진 테러블랜치가 자신의 침대에서 끔찍하게 살해된 채 발견됐다. 사건 당시 남아공 경찰은 임금 체불에 불만을 품은 흑인 노동자 2명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하지만 살인 혐의로 구속된 용의자 중 한 명인 크리스 마흘랑구(26)의 변호사 푸나 모로코는 “테러블랜치가 피고인 중 적어도 한 명 이상과 강제로 성관계를 맺으려고 시도했다”며 “이를 위해 테러블랜치가 피고에게 많은 양의 술을 먹인 것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고는 성폭행을 막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살인을 저지른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남아공 경찰은 “우리는 한 가지 가능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는 않다”며 “용의자의 옷을 증거물로 채택하고 성폭행 시도가 있었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남아공 언론들도 테러블랜치의 시체가 발견됐을 때 바지가 내려져 있었던 점 등을 미뤄볼 때 용의자들의 주장이 어느 정도는 설득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AWB가 살인사건 직후 ‘피의 보복’을 선언했다가 하루 만에 이를 철회한 이유도 석연치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앙드레 비사기 AWB 사무총장은 “언론이 테러블랜치를 강간범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성폭행 시도설을 강하게 부정했다.
조풍연 기자
“성폭행 하려다 살해돼” 주장 제기… 경찰 수사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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