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새 제작 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은 3일 민홍규(56) 전 4대 국새제작단장을 세 번째 소환해 국새를 만들고 남은 금(1.2kg) 사용처와 ‘옥새(玉璽)’란 책의 출판과정 등을 집중 조사했다.
민씨는 2005년 발간된 이 책에서 자신을 ‘한국 전각계의 큰 인물이며 국내 유일의 전통옥새 전각장이었던 석불 정기호 선생의 제자’라고 소개했다.
경찰 관계자는 “책에 허위 내용이 적지 않고 출판과정에서 민씨와 가까운 기자 등 여러 사람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민씨가 국새 전통기술을 보유한 것처럼 하는 데 하나의 계기가 된 점에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까지 수사 내용을 정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조만간 결정키로 했다. 민씨한테는 사기와 횡령 등 혐의가 적용될 전망이다.
경찰은 민씨의 사기 행각을 폭로한 전 국새 제작단원 이창수(46)씨에 대해서는 “자신이 현대식 기법으로 만든 국새를 민씨가 전통 국새로 둔갑시킨지 몰랐던 것으로 확인돼 공범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국새 처리와 관련, “민씨에게 사기 혐의를 적용하면 범행 도구로 쓰인 국새를 압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것 같으나 압수할 의사는 없다”고 전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경찰, 세번째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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