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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교 인하대 교수·경제학 |
1967년 우리나라가 영국과 체결한 투자협정(BIT)에 처음으로 ISD가 포함됐으나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단 한 건의 제소도 받은 바 없다. 하지만 멕시코,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에서 제소 사례가 있었다. 대부분 정권이 바뀌어 기존 정책을 무리하게 뒤집었거나 좌파정부가 몰수조치를 취해 발생한 것이다.
야당의 한·미 FTA 폐기공약으로 일부 계층의 표를 더 모을지는 모르나 어렵게 타결한 협정을 폐기하는 것은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오바마 미 대통령과 의회 지도자에게 서한을 보내 한·미 FTA 폐기를 요청한 것은 우리나라의 국위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서명과 비준까지 끝난 국제적 약속을 뒤집으면 앞으로 어느 국가가 우리나라와 통상협상을 하려 하겠는가. 남미의 ISD 제소 사례도 그 나라 정치문제로 발생했음을 왜 모르는가. 우리나라의 경쟁국들은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데 국론분열적 양상까지 벌이면서 국내 절차를 마친 한·미 FTA를 폐기해야 한다는 야당의 발상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한·미 FTA가 폐기되면 가장 좋아할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 정부는 한·미 FTA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농업계의 반대에도 지난해 11월 사실상의 미·일 FTA인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참여를 결정했다.
한 총리 재임 시절 타결된 한·미 FTA가 연간 8조원의 기대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 반면, 현 정부의 추가협상으로 협정이행 첫 4년 동안 연간 450억원 정도 기대이익이 줄어든다. 즉 단순계산으로 보면 협정이행 4년차까지는 7조9550억원의 이익이, 원래 협정과 같이 자동차 관세가 완전 철폐되는 5년차부터는 8조원의 이익이 발생할 것이다. 그럼에도 한·미 FTA가 경제이익을 상실했다는 주장의 근거를 야당에 묻고 싶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것은 통상정책을 국가적 이익보다는 정권획득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수권정당으로서 국정운영의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면 한·미 FTA 폐기 입장을 거둬들여야 할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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