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복수초’, ‘백년의 유산’, ‘유혹’, 그리고 악역. 날선 목소리로 혼자만의 사랑을 해왔던 차가운 눈빛의 여인은 없었다. 최근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배우 윤아정은 당차고 사랑스러운 세라, 그 자체였다.
‘장미빛 연인들’은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26.4%의 시청률을 마지막으로 기록하며 주말드라마 왕좌를 지켰다. 52부작의 호흡이 길었던 주말드라마이자 가족들의 이야기였던 만큼 현실적인 메시지와 따스함을 담아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윤아정은 극중 최필립(고재동 역)과 때 묻지 않은 귀여운 커플 케미를 선보이며 한 템포 쉬어가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시청자들도 이들만의 비상계단을 기억하며 미소를 지을 것이다. 기억을 돌이켜 보면 윤아정은 매 작품마다 진하게 사랑을 해본 적도 없을뿐더러 혼자만의 사랑을 하며 가슴 아파 했다.
“처음으로 로맨스를 해봤어요. 혼자만 짝사랑하고 매달리는 게 아니라 같이 사랑하고 같이 알콩달콩 연애하는 게 처음이라 너무 재미있었어요. 지금까지 너무 외로웠거든요.(웃음) 아니면 가족들의 사랑만 받거나 아예 가족들이 없는 작품도 있었고요. 이번엔 둘 다 동시에 내 사랑과 가족들의 사랑을 받아서 마음이 많이 따뜻해지더라고요.”
‘장미빛 연인들’의 세 가족은 너무나도 달랐다. 그중 외적으로는 부족하지만 너무나도 끈끈한 극중 윤아정의 가족은 안방극장을 울고 웃게 하며 포근함을 전했다. 윤아정은 차돌(이장우 분)의 누나이자 강단있고 새침한 성격으로 ‘세라만이 할 수 있었던’ 속 시원한 말들을 내뱉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 냈다. 기존의 그의 이미지인 차갑고 도시적인 캐릭터에서 벗어난 깜짝 변신이다.
“제 실제 성격도 어느 정도 세라와 비슷한 점은 있어요. 하지만 세라처럼 솔직하진 못한 것 같아요. 할 말은 다 하지만 밉지 않은 캐릭터가 된 것 같아 만족합니다. 여자라면 어떤 거를 갖고 싶고 거침없이 하고 싶지만 못 할 때가 있잖아요. 세라 대사 중에 ‘왜 다들 말을 안해?’ 라는 대사가 있었어요. 가족들 중 저만 가능한 속 시원한 대사를 하면서 저 스스로도 속 시원했고 그런 부분들에서 대중들하고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매번 작품을 하면서 현장에서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 캐릭터의 변화 때문에 다른 쪽으로 발전했다는 것도 있지만 한 작품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성장했다는 생각이 커요. 그래서 다음 작품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자신 있고요. 이번 작품에서는 이미숙 선생님께서 많이 조언해 주셨어요. 가족 안에서 만났을 때 툭툭 조언을 해 주셔요. 그런 것들을 들으면서 고민하는 부분이 많아지더라고요.”
윤아정은 공교롭게도 대중들이 기억하는 거의 모든 작품이 악역이다. ‘노란 복수초’(2012), ‘백년의 유산’(2013), ‘기황후’(2013~2014), ‘유혹’(2014) 등 안방극장의 신 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에게 ‘악역이 맞다’라기보다는 ‘장미빛 연인들’를 통해서 처음 로맨틱 코미디 쪽 역할을 맡았어요. 그래서 아직까진 진중한 역할이 더 편하단 느낌이 있더라고요. 진지한 역할이 익숙했으니까요. 앞으로는 어떤 역할을 맡을지 모르겠지만 다양하게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안 보여드린 게 더 많으니까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시청자분들의 어떤 기억에 남든지 좋은 모습으로요.(웃음)”
‘장미빛 연인들’로 로코까지 되는 배우로 눈도장을 찍은 윤아정은 “새로운 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던 작품이자 앞으로의 나를 변화하게 할 작품”이라고 말하며 ‘장미빛 연인들’ 식구들에게 대중들과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며 다양한 도전을 하고 싶다는 선의의 욕심을 드러냈다.
“캐릭터에 대한 욕망도 있지만 여러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드라마든 영화든 액션도 꼭 해보고 싶고 사극도 다시 한 번 제대로 해 보고 싶어요. 힘들었지만 늘 ‘시작이구나. 끝났구나’ 이런 느낌이에요. 버겁다는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웃음)”
사진: 범 스튜디오(김효범 작가)
이린 기자 ent2@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