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티니 회장이 자격정지 90일의 임시 제재를 받았을 때만 해도 복귀 가능성이 거론되며 여전히 차기 회장 1순위로 꼽혔지만 이제는 아예 선거에 나설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플라티니 회장은 200만 스위스 프랑(약 24억원)이란 거액의 거래, 직위남용 등의 혐의로 22일 FIFA윤리위원회로부터 자격정지 8년을 받으면서 내년 2월 치러질 회장 선거는 물론 4년 후 출마도 불가능하게 됐다. 플라티니 회장의 낙마로 내년 2월 치러지는 차기 회장 선거의 후보는 5명으로 줄었다.
알 후세인 왕자와 알 칼리파 회장의 경합 속에 지아니 인판티노 사무총장이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퇴출된 블라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의 대리전 양상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알 후세인 왕자는 지난 5월 회장 선거에서 블라터에 맞섰다가 1차 투표에서 패하며 기권했지만 반블라터 진영의 선두 주자다. FIFA에 개혁의 바람을 일으킬 적임자로 손꼽힌다. 그는 “FIFA는 새 출발이 필요하다”며 “선거가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러진다면 내가 당선될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 알 후세인 왕자는 베팅업체들에 의해 예상 당선자 1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5월과는 달리 플라티니 회장과 갈라서며 ‘홀로서기’에 나선 알 후세인 왕자는 70개국을 순회하며 지지를 호소해왔다.
무엇보다 인판티노 사무총장은 미셸 플라티니 회장이 90일의 임시제재를 받으면서 추대된 유럽연맹의 대체자다. 친플라티니인 그는 전 세계 축구의 메카인 53개 유럽 회원국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알 칼리파 회장과 인판티노 사무총장이 경합하면 축구계 퇴출로 동병상련을 겪은 블라터와 플라티니의 대리전 양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209개 회원국 중 아프리카축구연맹(CAF)과 아시아축구연맹이 각각 54개국과 46개국의 회원국을 두고 있어 이들의 표심에 판세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