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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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리포트] 공항서 딸 기다리는 설렘… 이것이 행복 아닐까

입력 : 2016-06-02 21:37:55
수정 : 2016-06-02 21: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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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해가 끝나갈 무렵, 바닷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는 영종대교를 달리다 보니 서해 갯벌이 끝없이 펼쳐진다. 하늘 길에 이착륙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줄지어 지나가고 인천국제공항 주차장에 도착하니 마중 인파가 많은 탓인지 차량으로 꽉 차 있다.

중국에서 직장 다니는 큰딸이 오랜만에 집에 온다는 연락을 받고 마중가는 마음이 내내 즐겁기만 했다. 1층 도착장에는 많은 사람이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피켓을 든 사람이 줄지어서 있는가 하면 할머니부터 3대가 마중나온 가족은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서로 뺨을 비비며 눈물을 감추는 사람까지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이 다채로우면서도 아름답게 보였다.

중국 항저우에서 오는 비행기가 예상 도착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늦어져 한참을 보내면서 많은 사람이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는 모습들을 보면서 인연의 소중함을 느꼈다. 지친 얼굴로 유난히 큰 가방을 힘겹게 밀고 나오면서도 가족을 만난 순간 너무 기뻐하는 표정이 보기 좋았다. 얼마 있으니 큰딸도 가벼운 옷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반가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

누군가가 나를 기다린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먼길을 기쁜 마음으로 마중 갈 수 있는 사람이 내게 있어서 행복하고, 누군가가 설레며 나를 기다려주는 마음을 느낄 때 우리는 행복한 삶인 것 같다.

매스컴을 통해 전 세계 소식을 한눈에 접하면서 가까이는 가족과 이웃, 나아가 온 나라가 하나 되어 서로에게 기다림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송현숙 리포터 heains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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