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임순례(57)의 동물 사랑은 유명하다. 영화계 일만으로도 바쁠 텐데 2009년부터 동물보호단체 카라(KARA)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아동도서 ‘동물과 행복한 세상 만들기’를 냈다. 어린이 눈높이에서 동물 보호와 생명 존중을 얘기하는 책이다. 1일 서울 마포구 카라 사무실에서 만난 임 감독은 “인간 편의 위주의 삶이 아니라 다른 생명의 기본권을 배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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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순례 감독은 “우리가 동물을 대하는 방식이 인간의 삶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며 “동물의 환경이 좋아질수록 그만큼 인간에게 돌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재문 기자 |
임 감독은 “다른 존재에 공감하는 능력이 창의력과도 연관된다”며 “스위스에서 반려동물과 자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7년 정도 비교한 결과 동물과 자란 아이가 굉장히 사회성이 있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고 면역력도 강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람살라는 불교 교리가 생활과 밀착해 있어요. 도축장, 정육점이 거의 없어요. 동물에게 굉장한 자비심을 실천해요. 우리는 모기·파리를 손으로 치지만, 거기서는 기겁해요. 모기·파리도 수많은 전생 중 언젠가 내 어머니였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달라이 라마가 1959년 인도로 망명할 때 난민 10만명이 따라왔어요. 다들 굶주렸죠. 그때 관료들이 양계장을 제안했어요. 그런데 달라이 라마가 ‘동물을 좁은 우리에 가두는 순간 그들의 고통이 시작된다. 우리가 닭을 꼭 먹어야만 살 수 있는가…? 깊은 생각과 토론을 해서 현명한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다’라고 했다고 해요. 생명을 대하는 게 우리와 많이 달라서 많이 배우고 깨달았어요.”
임 감독은 한국 동물보호 운동이 이제 태동기라고 진단했다. 2000년대 초반 관련 단체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활동한 건 10년쯤 됐다고 본다. 그는 “그간 우리 사회에서 민주화·인권이 우선시됐지만 이제는 동물권에도 관심을 가질 만큼 여건이 성숙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바뀌었으면 하는 점이 많아요. 반려동물을 식용하는 문화가 바뀌고 동물보호법이 강화돼야 해요.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육식을 줄이고, 지금보다 훨씬 복지가 향상된 상태에서 동물이 사육되기를 바랍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