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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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이규원 검사 소환조사 … ‘靑 기획사정’ 수사 속도

‘면담보고서’ 공수처 수사와 별개로
윤중천 사건 관련 명예훼손 혐의
이광철 비서관 조만간 소환 전망
이규원 검사가 지난달 27일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2019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을 기획 사정했는지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해당 의혹에 연루된 이규원 검사를 소환조사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변필건)는 지난주 초 이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검사는 과거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실무기구인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중천씨와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면담보고서 등을 작성했다. 앞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과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은 2019년 당시 과거사위와 진상조사단 관계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고발 사건 수사에 착수한 뒤 이 검사를 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사위는 이 검사의 면담보고서를 토대로 2013년 김 전 차관에 대한 경찰 수사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곽 의원이 외압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며 2019년 3월 수사를 권고했다. 또 같은 해 5월 김 전 차관 사건 심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윤 전 고검장이 윤씨와 만나 골프나 식사를 함께한 진술과 정황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 검사가 당시 면담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내부 자료를 언론에 전달했다는 혐의를 포착하고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으나 명예훼손 등 다른 혐의는 계속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곽 의원이 제기한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곽 의원은 김 전 차관에 대한 재수사 권고가 청와대발 기획사정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조국 전 민정수석, 이광철 민정비서관(당시 선임행정관)을 직권남용과 강요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이 검사가 면담보고서 내용을 일부 왜곡하고 언론에 유출하는 과정에서 친분이 있는 이광철 비서관과 교감하고 김 전 차관에 대한 재수사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무리한 수사를 벌였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이 비서관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비서관은 2019년 3월 김 전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지난 4월 수원지검에서 조사 받았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