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장례 문화가 간소화되는 것을 넘어 온라인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 변화하는 상조 시장을 정조준한 글로벌 스타트업들을 22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소개했다.
미국의 상조 시장은 연간 2000억달러(약 23조4480억원)로 추산되며, 미국에서만 한 해에 240만 건의 장례식이 진행된다. 시장 규모는 크지만, 장례 문화는 전 세계 어디서든 유구한 전통을 바탕으로 하는 탓에 아무리 신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일지라도 쉽게 노려볼 만한 분야는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장례 비용을 줄이려는 합리적 소비자들이 늘고, 코로나19로 비대면이 대세가 되면서 이 시장에 진출하는 스타트업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영국 최초 온라인 장례식 예약 플랫폼 ‘타이드(Tyde)’가 대표적이다. 타이드는 온라인 장례식이 오프라인과 비교해 평균 1700파운드를 아낄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홍보한다. 온라인으로 집에서 편안하게 장례를 진행할 수 있고, 모든 서류 작업이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돼 편리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밋 앤소니, 매트 영 공동설립자는 “정보기술(IT)은 삶의 모든 면에 침투했지만, 상조 산업은 그간 사각지대였다”며 “타이드는 수십 년간 지속한 장례 문화를 바꾸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본사를 둔 ‘타이탄 캐스켓(Titan Casket)’은 온라인으로 관을 유통하는 스타트업이다. 오프라인 장례 업체들이 관 가격을 부풀리고 있다는 데 문제의식을 갖고 사업을 시작했다. 타이탄 캐스켓이 파는 관은 아마존에서도 살 수 있다. 조시 시겔 공동창업자는 “대부분의 사람은 장례식장에 가서 관을 사는데 이 가격은 대체로 뻥튀기된 것”이라며 “장례식장 업체들은 사람들이 관을 쇼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굿트러스트(GoodTrust)’는 고인의 디지털 계정을 처리해주는 업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의 스타트업으로 링크드인 등 고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금융 계좌 등 디지털 자산을 정리해주는 서비스를 출시해 이목을 끌고 있다. 굿트러스트가 지난해 자체 조사한 결과 미국 성인의 90%가 본인 사망 시 이메일·SNS 계정 등 디지털 자산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모르며, 84%는 본인 사망 시 디지털 자산이 안전하게 처리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리카드 스타이버 설립자는 “코로나19로 친구들을 많이 떠나보냈다”며 “친구의 가족들이 SNS 계정을 없애고 금융 계좌를 처리하는 등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