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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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시公 핵심 3인방, 대장동 민간사업자 선정 모두 관여

‘화천대유’ 선정 무슨 역할 했나

이재명 측근 유동규가 사업 설계
개발사업처장과 전략실 팀장 2명
실무담당·사업자 선정 평가 참여

李지사 시의회 설득 땐 “고수익”
문제되자 “하이리스크” 말 바꿔

권순일·박영수·김수남·이경재…
관련 법조인 ‘김만배 인맥’ 분석도
24일 경기 성남시청 인근 교차로에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도의회 의원과 국민의힘 지역 당협위원장 이름으로 상반된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성남=연합뉴스

2015년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공영개발사업의 특혜 의혹과 관련해 민간사업자 선정과 사업협약 체결에 관여한 유동규 전 사장 직무대행 등 성남도시개발공사 3인방의 실제 역할에 이목이 쏠린다. 투자금 대비 1000배 수익을 올린 조그마한 자산관리 업체에 법조계 유력 인사들이 대거 직함을 걸어놓고 있었던 사실을 놓고서도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분당지역 한 아파트 단지의 리모델링추진위원회 조합장으로 있던 유 전 사장은 2010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에 출마했을 당시 이 지사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사장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뒤 시장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했고, 대장동 개발이 본격화하던 2015년부터는 3년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사업 전반을 지휘했다. 이어 이 지사가 도지사에 당선되자 도 핵심 자회사인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취임할 정도로 이 지사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된다.

유 전 사장은 이날 “처음 설계했을 때 대장동 개발이 이 정도로 남을 거란 예상을 못 했다. 이 상황(부동산값 폭등)을 누가 예측했겠는가”라며 “내부의 비판 목소리나 다른 제안을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유 전 사장과 함께 대장동 개발을 맡았던 개발사업1처의 김모 처장과 전략사업실 정모 투자사업팀장도 주목된다. 이들은 개발 이익금의 배당률 등을 정한 사업협약의 실무를 담당하면서, 민간사업자 선정을 위한 절대평가와 상대평가에 모두 참여했다. 2015년 3월 26, 27일 이뤄진 두 평가는 각각 3시간, 4시간 만에 끝나 졸속심사 지적이 일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화천대유가 자산관리사로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이 선정되는 데서도 역할을 하지 않았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의회 입구에서 ''화천대유''와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사는 2011∼2012년 성남시장 재직 시절 “대장동 도시개발에서 순이익 3137억300만원이 예상되고 투자 대비 수익률은 29.2%”라며 시 의회에 수익률이 높다는 취지로 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실이 입수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의견 청취안’에 따른 것으로, 화천대유의 높은 수익과 관련해 이 지사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고 반박한 것과 충돌한다.

화천대유에 법률 조언을 해주거나 고문으로 위촉된 법조계 인사는 면면이 화려하다. 현재까지 권순일 전 대법관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이경재 변호사 등 5명이 확인됐다. 권 전 대법관은 지난해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때 다수의견 편에 섰고, 국민혁명당 등이 권 전 대법관을 사후수뢰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국민혁명당,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등 단체 대표자들이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화천대유 자산관리' 고문을 맡았던 권순일 전 대법관을 공직자윤리법,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대검에서 사건을 이첩받아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유경필)에 배당했다. 거론된 법조 인사들은 대부분 법조계를 오래 취재한 언론인 출신 김만배씨(화천대유 대주주)와의 인연을 거론하고 있다. 권 전 대법관만 해도 “친분이 있던 기자로부터 회사 고문으로 위촉하겠다는 제안이 와서 공직자윤리법·김영란법 등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 뒤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이해관계가 없는 순수한 인맥 차원이라고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 국민들 눈높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청윤, 송동근, 김병관 기자 pro-ver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