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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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까지 버텨줘 고마워”…‘롤스로이스 사건’ 피해 여성 유족 울분

입력 : 2023-12-03 08:34:04
수정 : 2023-12-03 09: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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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빠진 지 115일만 사망
檢, 도주치사로 공소장 변경
서울 압구정역 인근에서 약물에 취한 운전자 신모씨(오른쪽)가 몰던 롤스로이스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다 지난달 25일 숨진 배모씨. MBC 보도화면 갈무리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피해 여성의 유족이 가해자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도 받지 못했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3일 MBC에 따르면 서울 압구정역 인근에서 약물에 취한 운전자 신모(28)씨가 몰던 롤스로이스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지난달 25일 끝내 세상을 떠난 배모(27)씨의 오빠는 울분을 감추지 못하며 이같이 말했다.

 

배씨의 오빠 A씨는 “(피의자) 그 사람이 사고 내고 유튜브에 나가거나 TV에 나와서 인터뷰하는 거 보고 일단 아무것도 저희는 합의할 생각도 없고 그런 거 받을 의향도 없다는 확신이 섰다”고 말했다.

 

유족에 따르면 배씨는 고향인 대구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지난해 영화배급사에 합격해 상경했다. 유족들은 배씨가 사고 한 달 전 고향에 내려온 게 마지막 만남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A씨는 “오빠 노릇도 잘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며 “(일이) 재밌고 주변 사람들도 다 좋은 것 같다고, 그리고 동생 사고 나기 전에 ‘자기 명함 나왔다’고 자랑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제 동생이 (지난달) 25일 돌아갔는데 24일이 생일이었다”며 “(살 수 있는 게) 원래 3개월 정도가 최대라고 했는데 한 달 동안 자기 생일까지 기다려줬다”며 울먹였다.

약물을 복용한 채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 행인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신모씨가 지난 8월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족들은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혐의를 부인해 오던 피의자 신씨가 재판이 시작되고 나서야 변호사를 통해 사과 편지를 보내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신씨는 지난 8월2일 오후 8시10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배씨를 뇌사 상태에 빠트리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등)로 지난 9월 구속기소 됐다.

 

범행 전 신씨는 시술을 빙자해 인근 성형외과에서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두 차례 투여받고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 차를 몬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지난달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도주 의도를 갖고 현장을 벗어난 게 아니다”라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배씨가 뇌사에 빠진 지 115일 만에 사망함에 따라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신씨의 혐의를 위험운전치사·도주치사로 공소장을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