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대로 3500억달러를 현금으로 미국에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때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22일 오전 미국 뉴욕으로 출국한 이 대통령이 대미 투자 방식을 두고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교착 상태에 빠진 관세 협상을 풀어나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7월 한·미 구두 무역합의가 실제 문서화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투자 집행에 대한 이견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19일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하는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핵심 과제이자 최대 걸림돌”이라며 실무급 협의에서 제시된 안들은 상업적 타당성을 보장하지 못해 양국 간 이견을 메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무역합의를 문서화한 일본의 외환보유액 규모 등을 제시하며 한국은 일본과 상황이 다르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한국의 통화 스와프 요구를 수용할지 여부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협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 불안정한 상황은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과의 협상을 철회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혈맹 사이에서는 최소한의 합리성은 유지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달 초 미 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해 벌인 이민 단속과 관련해서는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가혹한” 처우에 한국민들이 분노했고,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사건이 한·미 동맹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의도적인 행위라고 보지 않는다”며 “미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했으며, 합리적인 조치를 마련하기로 합의했고 현재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