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7일 부처 업무보고에서 공직자들의 답변 태도와 관련해 “책임을 다하지 않겠다는 것은 천하의 도둑놈 심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공직 기강 다잡기에 집중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18분 가까이 이어가며 지난 15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논란이 된 외화 반출 업무 소관과 관련해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거듭 질책하고, 이날 한국석유공사 업무보고에서는 윤석열정부에서 추진한 ‘대왕고래’ 사업에 대한 질타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등을 대상으로 한 업무보고에서 “행정 집행을 하는 장에서는 여러분과 저는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에 있다. 지휘관계에 있다”면서 “최선을 다해서 알아보고 자기 업무는 최소한 중요한 부분은 파악하고 언제든지 서면 없이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행정 조직 내에서는 허위보고를 하면 상사는 그 이야기를 믿을 수밖에 없다”면서 “아주 악의적인 사람들은 그걸 활용을 한다. 적당히 거짓말하고 자기 이익을 챙기고, 잘 몰라서 혼날 것 같으니까 적당히 거짓말하고 회피하는 왜곡 보고하고 그게 제일 나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권한은 행사하면서, 자리가 주는 온갖 명예와 혜택은 다 누리면서도 책임은 다하지 않겠다는 그런 태도는 정말 천하의 도둑놈 심보 아니냐”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1분 전 이야기와 1분 후 이야기가 다르다. 그러면 되느냐”면서 “이 자리 말고 딴 데 가서 딴 얘기한다. 여긴 정치적 논쟁의 자리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이 사장이 업무보고 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 대통령 질책에 반박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한국석유공사 업무보고에서는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인 대왕고래 사업과 관련해 생산 원가를 계산해봤느냐고 묻고, 계산해보지 않았다는 답변이 나오자 “그러면 (사업 자체를) 안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