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의 고강도 개입으로 이달 30일 결정되는 원·달러 환율 종가는 14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올해 평균 환율은 외환위기였던 1998년(1394.9원)보다 높아 역대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기관들은 내년 1분기까지 1440원대 환율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오전 2시 1442.2원에 야간 거래를 마쳤다.
이는 야간거래 종가 기준 지난달 4일(1440.6원)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가장 낮다. 지난 24일 장중 1484.9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서학개미(해외 주식투자자)의 달러 국내 환류를 장려하는 세제혜택안 발표 등의 영향으로 지난 26일 1429.9원까지 내리며 2거래일간 55.4원 움직였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한국은행과의 외환스와프를 통해 전략적 환헤지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외환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정부 개입을 계기로 환율 상승에 베팅하며 달러를 샀던 투자자들의 손절 물량이 시장에 풀리고 있다.
이달 30일 결정되는 올해 연말 환율 종가도 지난해 1472.5원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연말 종가는 기업 재무제표상 외화 부채나 국내총생산(GDP) 등의 기준이 되는 만큼 정부는 남은 기간 종가를 최대한 방어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달 내에 환율이 1400원대 아래로 떨어지기는 쉽지 않아 올해 연말 종가는 역대 3위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연말 종가는 외환위기 때인 1997년(1695.0원)이 역대 최고 기록이고 2위가 작년(1472.5원), 3위는 2001년(1313.5원)이었다.
지난 26일까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올해 평균 환율은 1421.9원으로, 외환위기였던 1998년(1394.9원)보다도 높아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앞으로 1년간 원·달러 환율이 평균 1420∼1440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B 12곳의 향후 3개월 환율 전망치는 평균 1440원으로 집계됐다. HSBC가 1400원으로 가장 낮은 전망치를, 스탠다드차타드와 노무라가 1460원으로 최고치를 내놨다. 6개월 전망치는 평균 1426원, 9개월 및 12개월 전망치는 평균 1424원으로 같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추정한 원·달러 적정 환율이 1330원선인 것을 고려하면 국내 증권시장 매력도 개선 등 구조적인 수급 요인 해소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