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 실패한 뒤 노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이 남성은 1심 재판 당시 “사형 같은 법정 최고형으로 엄벌해 달라”고 진술한 뒤 1, 2심에서 모두 무기징역이 선고됐으나 항소하지 않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수원고법 형사2-1부(고법판사 김민기 김종우 박광서)가 이모씨의 존속살해 및 살인,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선고한 무기징역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피고인과 검찰 양측이 모두 2심 판결에 대해 상고하지 않으면서 이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받지 않게 됐다.
이씨는 1심 재판에서부터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다”며 자신의 죄를 모두 인정했다. 1심과 2심에서 잇따라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 역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결과는 받아들였다.
검찰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선고 당일 법정에서 양형 사유를 충분히 설명했고 사형이 실제로 집행된 사례 등을 비교 분석까지 했다”며 상고를 포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해 4월14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대·20대 두 딸 등 가족 5명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이들을 차례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범행 후 “모두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메모를 남기고 이튿날인 15일 새벽 사업차 머무는 광주광역시 오피스텔로 달아났다가 같은 날 경찰에 검거됐다.
주택건설업체 대표였던 이씨는 광주광역시 일대 민간아파트 신축 및 분양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민·형사 소송에 휘말리면서 수십억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게 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차마 입에 담기조차 버거운 비통한 범행”이라면서도 “여러 양형 요소, 재범 위험성 등을 두루 참작하고 사형이 확정됐던 사건들을 고려해 보면 사형에 처해야 할 만한 사정이 완벽히 존재한다고 보긴 어렵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