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사상 최대 수출실적을 내는 등 1분기 한국 경제가 큰 폭으로 성장하자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연달아 올해 한국 성장률을 올려 잡았다. 올해 한국 경제가 큰 폭으로 성장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4월 소비자 물가가 2.6% 뛰는 등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월말 기준 평균 2.4%로 집계됐다. 3월말 2.1%에서 한달 만에 0.3%포인트 올라갔다.
JP모건이 2.2%→3.0%로 0.8%포인트 높이며 가장 큰 폭으로 조정했다. 씨티(2.2%→2.9%)와 골드만(1.9%→ 2.5%)은 각각 0.7%포인트와 0.6%포인트 올렸다. 바클리(2.0%→2.4%)는 0.4%포인트, 노무라(2.3%→2.4%)는 0.1%포인트 높였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와 HSBC는 각각 1.9%, UBS는 2.2%를 유지했다.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로 한국 경제가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내놓자 해외 IB들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높여 잡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전분기 대비 1.7%로 집계됐다. 당초 한국은행 전망치인 0.9%를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였다.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기도 하다.
한국은행도 28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잡을 전망이다. 앞서 2월 회의에서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제시했다.
성장률 전망치가 속속 올라가는 가운데 물가 상방 압력이 가중됨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인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앞서 올해 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유 부총재는 3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준)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하는 것에 관한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유 부총재는 “4월 (통화정책방향회의) 이후에 경기는 (한은의 2월 전망치인) 2.0%보다 낮아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고 물가는 2.2%보다 높아질 상황”이라며 “외부적 충격과 여러 경제 여건에 따라 이제 금리인하 사이클보다는 인상 사이클 쪽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견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물가는 3월에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상승한 데 이어 4월에는 1년 전보다 2.6%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2.3%에 이어 올해 1·2월 2.0%로 내려왔으나 중동 전쟁 여파로 3월 2.2%로 오른 뒤 지난달 단숨에 0.4%포인트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