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하수도 정비 현장 맨홀 내부서 작업자 질식 사고… 4명 부상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의식 저하’ 중상자 2명 병원 이송
고압산소치료 시설 부족도 드러나

전북 진안의 한 하수도 정비사업 공사 현장에서 맨홀 내부 점검 중 질식 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4명이 다쳤다. 이 중 2명은 의식이 저하되는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고압산소치료를 받고 있다.

 

19일 전북도소방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6분쯤 진안군 성수면 용포리의 한 하수도 정비사업 공사 현장에서 맨홀 내부에 들어간 작업자 4명이 유해 가스에 의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맨홀 4m 깊이 바닥에서 작업자 4명이 쓰러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구조 작업을 벌였다.

 

이 사고로 현장소장(40대)과 작업자 1명(60대) 등 2명이 의식 저하 증상을 보여 각각 전주 예수병원과 익산 원광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현장반장(50대)과 또 다른 작업자(50대)도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는 신설된 오수관 기성검사를 앞두고 하청업체 직원들이 사전 점검을 위해 맨홀 내부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소방은 관로로 들어간 작업자 1명이 유해가스에 노출돼 쓰러지자, 동료들이 그를 구조하기 위해 차례로 들어갔다가 함께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과 경위,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19일 전북 진안의 한 하수도 정비사업 공사 현장에서 맨홀 내부 작업 중 질식 사고가 발생하자 119가 출동해 작업자들을 구조하고 있다. 전북도소방본부 제공
19일 전북 진안의 한 하수도 정비사업 공사 현장에서 맨홀 내부 작업 중 질식 사고가 발생하자 119가 출동해 작업자들을 구조하고 있다. 전북도소방본부 제공

중상자 치료 과정에서는 전북 지역 병원의 고압산소치료 기반 시설 부족 문제도 드러났다.

 

119구급대가 중증 가스 중독이 의심되는 환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신속히 치료할 병원을 물색했지만, 도내 최상위 응급의료기관인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전북대학교병원의 경우 고압산소치료 장비가 없어 해당 환자들의 수용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현재 전북 지역 내 고압산소치료 기반 시설은 다인용 챔버를 운영 중인 권역재활병원 원광대병원과 1인용 챔버 2대를 운영하는 전주 예수병원이 감당하고 있다. 이에 구급당국은 원광대병원으로 환자 1명을 이송하고, 전주 예수병원 응급의료센터로 2명의 환자를 분산 이송했다.

 

전주예수병원 측은 “도내 권역응급의료센터에는 고압산소치료 장비가 없어 이번 환자 수용이 어려웠으며, 현재 전북 지역에서는 원광대병원과 예수병원만 관련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수병원은 의식 저하로 이송된 중상자 2명을 병원 내 1인용 고압산소치료 장비를 활용해 집중 치료하고 있다. 고압산소치료는 밀폐공간 질식 사고나 유해가스 중독 환자에게 시행되는 대표적인 응급 치료법으로, 고압 환경에서 고농도 산소를 공급해 체내 산소 부족 상태를 개선하고 유해가스 배출을 돕는다.

 

박홍인 예수병원 응급의료센터장은 “맨홀과 같은 밀폐공간에서 발생한 질식 사고는 짧은 시간 안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고압산소치료가 환자의 생존과 예후를 좌우하는 중요한 치료인 만큼 환자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