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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狂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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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에서 김정일 정권의 운명을 거는 '핵(核)도박'이 폭발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남쪽에는 '꿈의 숫자 6개에 인생을 거는' 로또 열풍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집이건 사무실이건,교실이건 공장이건 온통 로또 얘기다. 인터넷에 로또 정보사이트가 수백개 생기고, 로또계를 만드는가 하면 로또 안내서가 베스트셀러가 된다. 가히 로또 광풍(狂風)이다.
로또는 다른 복권과 달리 당첨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당첨금이 이월되면서 예상 당첨금이 몇배로 뛰고, 덩달아 복권 구매자가 급증하면서 당첨금은 더욱 늘어난다는 데 묘미가 있다. 이번주에 무려 2000억원어치가 팔려 당첨금이 700억원대로 예상된다고 한다. 로또를 사지 않으면 왕따당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로또의 1등 당첨 확률은 814만5060분의 1. 1년에 벼락을 16번 맞을 가능성과 같다니 사실상 확률 제로에 가깝다.
경마와 경륜은 기수와 선수의 실력을 연구해서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으나 로또는 아예 운수소관에 맡겨야 한다는 점에서 도박성이 더 강하다. 구매액을 1인당 10만원으로 제한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수백만,수천만원어치를 불법으로 구입하는 사람이 나오고 있어 걱정이다. 땀흘려 일하는 대신 대박을 터뜨려 편히 살겠다는 사람이 늘면 국가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로또 당첨자의 미래가 장밋빛인 것만도 아니다. 미국의 경우 1등 당첨자 대부분이 가정불화, 이혼, 파산, 자살 등 불행을 겪었다. '인생역전'이 아니라 '인생파탄'을 빚은 것이다. 정부가 로또 과열을 막기 위해 당첨금 이월을 제한한 것은 타당한 조치다. 그러나 판매액 한도 설정과 미성년자 구매 금지의 철저한 이행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