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실린의 등장으로 한동안 주춤하던 매독이 다시 번지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세계적 병리연구기관인 로버트 코흐 연구소(RKI)는 지난해 독일에서 발생한 매독환자가 2275명으로 2001년의 720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28일 발표했다.
RKI는 매독환자가 크게 증가한 것은 문란한 성생활이 주원인이며, 특히 남성 동성애자들 사이에 감염률이 높다고 경고했다. RKI에 따르면 베를린 뮌헨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쾰른 루르 등 대도시에서 매독 발생률이 높았고, 지난해에는 인구 10만명당 2.8명 꼴로 환자가 발생했다.
울리히 마르쿠스 RKI 병리연구부장은 "1970년대 말에는 남성 매독환자가 여성에 비해 2배가량 많았으나 지난해에는 남성이 전체의 85%를 차지할 정도로 늘었다"며 "이는 남성 동성애자의 증가와 그들의 문란한 성생활 때문"이라고 밝혔다.
RKI는 매독환자가 독일뿐 아니라 영국에서도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동유럽의 전염률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와 동유럽, 발칸 지역에서 매독환자가 늘어난 데 이어 이들의 이동이 잦아지면서 독일도 피해권에 들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오럴 섹스가 성행하면서 전염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콘돔을 사용하면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RKI는 설명했다.
이어 매독은 에이즈와 달라 치료가 가능하지만 임신부 등에게는 사산 등 치명적인 병이라고 밝혔다.
페니실린이 발명된 이후 매독 전염은 줄었지만 이후에도 수많은 예술인들이 매독으로 숨지거나 사는 동안 고통을 겪었다. 매독 피해자의 대표적인 사람은 독일의 경우 열혈시인 하인리히 하이네(1796∼1856),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와 아르투어 쇼펜하워(1788∼1860),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1471∼1528) 등이다.
프랑스에서는 후기 인상파 화가 폴 고갱(1848∼1903)과 작가 기 드 모파상(1850∼1893)이 꼽히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선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1797∼1821)가 거론된다.
/정리=남정호 프랑크푸르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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