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도 도쿄는 인구 1200만명 이상의 대도시다. 일본 전체 인구 중 10분의 1을 차지하며 정치, 경제, 문화가 집중돼 있는 국제도시이기도 하다.
그리고 도쿄의 중심은 두말할 나위 없이 신주쿠(新宿)이다. 10여년 전 도쿄도청이 신주쿠에 들어선 이후 시가지의 분위기가 완전히 변했다. JR 신주쿠역을 중심으로 볼 때 동쪽에는 유흥가가 즐비하지만 서쪽에는 도쿄도청과 신국립극장, 오페라하우스 등 문화·예술공간이 축을 이루고 있다.
도청빌딩 45층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가 보면 도쿄도내를 한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 날씨가 좋을 때는 멀리 일본의 최고봉인 후지산(富士山)까지 볼 수 있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데 입장료가 없으니 무료 관광코스로는 가장 인기가 있다.
그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관광코스는 쇼쿠안(職安)거리와 오쿠보(大久保)의 ‘코리아타운’이다. ‘쇼쿠안’이란 이 거리에 있는 직업안정소(소개소)의 준말로, 직업안정의 ‘직(職)’자와 ‘안(安)’자를 붙인 말이다. 1980년대 한국에서 온 수명이 이곳에서 한국식당과 불고기집, 술집 등을 시작했을 당시만도 이 거리는 실업자들이 몰려드는 컴컴하고 조용한 동네였다.
그러다가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린 이후 가게가 서서히 늘기 시작했으며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를 계기로 한국인의 거리로 탈바꿈하게 됐다. 일본인이 경영하는 점포도 많이 들어왔다.
특히 월드컵 기간 중 거리에 울려 퍼진 한국인의 환호에 찬 함성을 잊을 수 없다고 이곳 상인들은 말한다. 그때는 한국인도 일본인도 손에 손잡고 태극기와 일장기, 통일기를 함께 들면서 신주쿠 일대를 누비고 다녔다. 양국 국민이 역사상 처음으로 일체감과 연대의식을 느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당시 월드컵 열풍에 힘입어 ‘대∼한민국’, ‘월드컵’, ‘대사관’ 등의 이름을 단 한국식당이 새로 생겨 ‘오작교’, ‘한국관’, ‘고려’, ‘엄니식당’ 등 기존 식당들과 한국 맛 자랑을 경쟁하고 있다.
그런데 인기상승의 호황 속에 갑자기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일본경찰과 입국관리국 관계자들이 철저한 검문·검색을 통해 불법 체류자들을 색출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한국계 식당을 발견하면 주방까지 쳐들어 왔고 술집, 상점 등은 말할 것도 없고 길가는 사람까지 붙잡아 검문했다. 심지어는 신성한 교회 제단까지 덮치는 아주 비열한 행동으로 한국인을 초비상·초긴장 상태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올 들어 ‘겨울연가’를 비롯한 ‘한류’ 열풍으로 다시 큰 변화가 일어났다. 마치 잠든 곰과 같았던 신주쿠 코리아타운이 무서운 호랑이로 변모하고 있다. 식당과 점포를 막론하고 겨울연가와 관련된 갖가지 기념품과 열쇠고리, 그림엽서 등과 한국 인기배우들의 사진·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서울의 남대문시장이나 동대문시장으로 느껴질 정도다. 식당뿐만 아니라 미용실과 병원, 슈퍼, 박물관, 책방, 비디오가게 등이 들어서 있다.
순 한국판 코리아타운의 활기를 체험하고자 일부러 이곳을 찾는 일본인도 많다. 한류와 더불어 신주쿠의 코리아타운이 더욱 활성화되고 한·일 우호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해 본다.
김창환(한·일 우호 이방자비 숭덕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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