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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인물]세팍타크로 국가대표 이 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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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숲 누비는 ''땅콩피더''
"아시안게임 2연패 걱정마”
‘관중의 환호성을 자아내는 선수.’ 세팍타크로 국가대표 이명중(21·경희대2)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넘어온 공을 빨리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키가 큰 선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세팍타크로에서 이명중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163㎝라는 단신이기 때문이다. 그는 국가대표팀에서 ‘땅콩’으로 불릴 정도로 작다. 하지만 이명중은 특유의 발재간과 빠른 몸놀림으로 장신들 사이에서 더욱 빛난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던 이명중이 세팍타크로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다.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빠른 스피드를 눈여겨 본 중학교 선배가 테스트를 제의한 것. 이전까지 세팍타크로라는 운동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이명중은 박진감 넘치는 세팍타크로의 묘미에 빠져들었다. 하루 12시간가량 훈련에 몰두했던 이명중은 곧 훌륭한 피더(공격수에게 공을 배급해주는 역할)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고교시절 운동이 힘들어 가출하기도 했던 이명중은 해병대 극기훈련을 다녀온 뒤 달라지기 시작했다. 체력이 한계에 다다를 때까지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정신력 강화에 집중한 것. 덕분에 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순간적인 스피드로 득점에 성공하는 실력까지 얻게 됐다고 한다.
2002년 전국체전에서 일산 저동고를 우승으로 이끈 이명중은 2002부산아시안게임 때는 나이로 인해 아쉽게 국가대표의 꿈을 접고 선배들이 금메달을 따는 쾌거를 바라만 봐야 했다. 대학에 입학하며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이명중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준비에 여념이 없다. 선배들이 이룩한 업적을 이어받아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루겠다는 포부다.
이명중을 오랫동안 가르쳤던 대한세팍타크로협회 허정욱 사무국장은 “명중이는 현 대표팀에서 가장 탁월한 피더”라고 평가하며 “공격수가 놓친 공을 득점으로 연결하는 득점력까지 보인다”고 말했다. 장신선수 사이에서 코트 전체를 점령하는 이명중의 플레이에 관중은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다는 것.
“축구를 포기하고 세팍타크로를 선택한 데 전혀 후회는 없다”고 말하는 이명중은 주위의 칭찬에도 불구하고 “고칠 점이 너무 많다”며 겸연쩍은 웃음을 짓는 ‘풋풋한’ 청년이다.
장원주 기자

세팍타크로는 말레이시아어로 ‘차다’는 뜻의 ‘세팍’과 태국어로 ‘공’을 뜻하는 ‘타크로’의 합성어다. 15∼16세기 동남아에서 머리나 발로 누가 볼을 많이 튀기느냐를 겨루는 경기에서 시작돼 1945년 코트와 네트를 갖춘 경기로 발전한 데 이어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지난 5월 충남 예산에서 열린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기대회 대학부 결승에서 이명중(맨 왼쪽)이 상대 선수의 킥을 리시브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