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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고추 ''단지넷'' 인터넷시장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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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신월동서 점유율 26% 차지…1위 KT 위협
초고속인터넷 시장 점유율 51.8%(9월 말 기준)인 KT의 최대 경쟁사는 어디일까. 하나로텔레콤(점유율 23%)이나 종합유선사업자(SO·〃 9%), 또는 9월 한달간 가입자를 6만668명(〃 0.5%)이나 끌어모은 새내기 사업자 ‘파워콤’이라 답하면 정답에 가깝다.
하지만 서울 양천구만 놓고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이곳에서 KT와 하나로텔레콤 등 인터넷접속사업자(ISP)들이 ‘공공의 적’으로 여기는 회사는 이름도 낯선 ‘단지넷’이다.
이 회사는 목동과 신월동지역 아파트에서 1만여 고객을 확보, 서비스 가능 지역 내 점유율 26%를 차지하고 있다. KT(43%), 하나로텔레콤(27%) 등 쟁쟁한 사업자들을 위협하며 이른바 ‘3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셈. 최근 시장에 돌풍을 몰고 온 파워콤조차 “단지넷 때문에 우리는 목동에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고 할 정도다.
◆골리앗 옥죄는 다윗=KT와 단지넷을 수평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KT는 직원수 3만7659명으로 단지넷(14명)의 2690배, 매출과 경상이익 또한 지난해 기준 각각 2950배와 1700배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목동에는 KT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있어 양측의 영업전은 이른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된다. IDC는 포털사 등의 서버를 인터넷 백본스위치에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곳으로, IPS의 ‘두뇌’와 같은 곳이기 때문.
업계에선 단지넷의 선전 배경으로 ‘토착형 스킨십’을 꼽는다. 가령 KT가 큰 돈을 들여 대규모 광고를 할 때 단지넷은 아파트 곳곳에 반사거울을 세우거나 화단을 조성하는 홍보전을 폈다. 주민들의 가려운 곳을 콕 집어 긁어준 것. KT가 요금할인이나 경품제공으로 맞서면 단지넷 직원들은 부녀회 등 아파트단지 내 소모임을 쫓아다니며 ‘얼굴 알리기’에 주력했다. 단지넷 관계자는 “지역 내 고객들과는 가족과 친구 중간 정도의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양천구 전체 노린다=그렇다고 단지넷의 상품이 거대 기업의 그것에 비해 열등한 것은 아니다. 2001년 서비스를 시작한 단지넷은 목동 9단지를 시작으로 양천구 지역 최초로 100메가(Mbps·초당 100메가비트)급 서비스를 제공했다. 당시 KT 메가패스의 경우 10메가급에 그쳤다.
특히 단지넷은 지난 7월 CJ케이블넷에 인수되면서 결정적인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CJ케이블넷이 보유한 양천방송은 국내 SO 최초로 올 2월 디지털케이블 상용방송에 나선 곳. 초고속인터넷에다 150개 채널 시청이 동시에 가능한 서비스까지 제공하게 되면서 ‘뛰는 말이 날개까지 달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번들링 상품’의 가격 경쟁력 또한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CJ케이블넷 관계자는 “단지넷이 조금씩 서비스지역을 넓히고 있는데 내년엔 양천구 전체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인터넷+방송+전화) 시대 개막을 앞두고 전국에서 통신사업자와 SO간 힘겨루기가 한창인데 단지넷과 양천방송의 융합은 향후 경쟁 구도를 한발 앞서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현택 기자 larchid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