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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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모를 자유전사의 비'' 서울대 현충탑을 아시나요

한국전쟁때 죽은 군인과 민간인 위해 1963년 세워져
"민족상잔의 아픔을 담은 장소로 계속 보존할 것"
“서울대병원의 현충탑을 아시나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영안실 옆 언덕배기. 이 곳에는 병원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현충탑이 하나 세워져 있다.
이 현충탑 앞에는 ‘이름 모를 자유전사의 비’라는 이름이 써 있는 표지판이 함께 있다. 왜 현충탑이 병원 안에 세워져 있을까?.
현충탑 앞에 있는 표지판에는 이런 설명이 붙어 있다.
‘1950년 6월 28일 여기에 자유를 사랑하고 자유를 위해 싸운 시민이 맨 처음 울부짖은 소리 있었노라. 여기 자유 서울로 들어오는 이 언덕에 붉은 군대들이 침공해 오던 날 이름도 모를 부상병 입원 환자, 이들을 지키던 군인, 시민 투사들이 참혹히 학살되어 마지막 조국을 부른 소리 남겼노라. 그들의 넋은 부를 길이 없으나 길게 빛나고 불멸의 숲 속에 편히 쉬어야 하리. 겨레여 다시는 이 땅에 그 슬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게 하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현충탑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서울대 병원을 지키던 국군 1개 소대와 입원해 있던 환자, 병원 직원 등 900여명이 북한군에 의해 죽임을 당하거나 산채로 묻힌 것을 기리기 위해 이들이 묻힌 장소 위에 지난 1963년 한 언론사에 의해 세워졌다.
국방부가 발간한 한국전쟁사에는 서울대병원과 관련해 ‘100여명의 아군 환자가 수용돼 있었는데 28일 새벽에 적이 시내로 들어오자 이들을 저지하다 모두 전사했다. 지휘관은 중령이라고 하는데 누군지 알 길이 없다. 적병들은 병실에 마구 난입해 부상환자들에게 총으로 난사하는 만행을 감행했다. 이 가운데는 시민도 끼어 있었는데 구별조차 하지 않고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고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전했다.
이에 병원에서는 매년 현충일 하루 전날인 6월 5일 이들을 기리는 제사를 지내고 있다. 또 종로구 재향군인회 역시 매년 이들이 죽임을 당한 6월 28일이 되면 이곳에서 제를 올리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민족 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 당시 참혹한 상황을 알려주는 현충탑을 기리는 제사는 계속 될 것”이라며 “다만 이 탑이 많이 낡아 앞으로 보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