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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미연 "섹시함? 쑥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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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그룹의 멤버에서 솔로가수로 ‘독립’을 할 때, 많은 가수들은 ‘과연 잘 해낼까’하는 숱한 고민을 거치게 된다. 그룹이라는 울타리 없이, 친한 멤버들과의 교류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책임지고 나아가야 하는 솔로가수 데뷔 과정은 이들에게 많은 변화를 안겨주게 마련이다. 최근 1집 ‘Refreshing’을 발표한 간미연도 마찬가지다. 섹시함과 당당함으로 많은 팬들을 확보했던 그룹 베이비복스에서 솔로 발라드 가수로 대중 앞에 선 간미연은 단순히 창법만 바꾼 것이 아니었다. 그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수줍어서 뒤로 숨던 소극적인 성격을 고치고 진정한 ‘홀로서기’에 나섰다.

#1 섹시함? 쑥스러웠어요
대부분의 여성 가수들이 섹시함을 코드로 이목끌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원조 섹시그룹’ 출신의 간미연은 차분한 발라드를 선택했다. 타이틀곡 ‘옛날 여자’에서 과거 베이비복스의 화려함은 찾아볼 수 없다. 여기에는 원래 발라드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작용했지만, 섹시함에 대한 부끄러움도 한몫했다.
“예전부터 섹시함에 대한 쑥스러움 같은 게 있었어요. 안무는 짜여진 대로 하는 거니까 괜찮았지만 그 외의 분야에서 섹시함을 요구하면 너무 쑥스러웠어요. 어색했죠. 또 혼자 무대에 설 때 그때 그 섹시함을 재연할 자신이 없기도 했고요.”
간미연은 예전에 자신의 성격이 상당히 소극적이었다고 털어놨다. 카메라도 없는 신문사 인터뷰 때도 기자가 뭔가 질문을 하면 떨렸을 정도였단다. 그래서 쇼오락프로그램이나 인터뷰 등 그룹 전면에 나설 수 있는 활동은 다른 멤버들에게 미루고, 본인은 뒤에 숨어버렸다고. 그래서 아직도 그의 팬들은 간미연의 얼굴이 TV에만 나와도 상당히 좋아할 정도다.
#2 이제 슬슬 재밌다
베이비복스를 떠나서 생각해본 적이 없는 그였기에 멤버들 각자 활동에 돌입해야 했을 때 혼란스러움은 극에 달했다. 막막하기만 해서 집에서 1년 반쯤 쉬자 팬들이 ‘이대로 시집가버리는 거 아니냐’며 걱정을 했다. 빨리 컴백했으면 좋겠다는 팬들의 바람에 힘을 내서 올초 새로운 소속사와 계약을 맺고 솔로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데뷔한지 10년 쯤 되니까 팬들하고 많이 친해요. 연락이 뜸하다 싶으면 제가 먼저 전화하기도 해요.(웃음) 대부분 군대가서 아쉽긴 한데, 다들 제 앨범을 많이 기다려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용기를 얻었죠.”
솔로 첫 방송에서 우황청심환을 먹고 무대에 올랐을 만큼 많이 긴장했던 그는 자신의 노래에 주목해주는 팬들을 보면서 차츰 자신감을 얻었다. 주위 사람들의 칭찬에 성격도 많이 바꼈다. “이혁재 오빠가 ‘이게 네 목소리야?’라고 하시더라고요. 우리 멤버 언니들은 재킷 사진을 보고 많이 놀랐어요. 예전엔 사진 찍을때 언니들을 밖으로 내쫓곤 했거든요. 부끄러워서. 그런데 이번 재킷에 포즈가 꽤 도발적이니까.(웃음)”
가수활동이 더욱 재밌다고 느끼게 된 것은 요즘 시작된 ‘별들의 전쟁’ 때문이다. “예전에 그룹별 경쟁이 치열했을때 참 재밌었거든요. 제가 꼭 탑이 되지 않아도 많은 가수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시면 거기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재밌어요. 그래서 다소 위험하지만(웃음) 저도 10월에 활동하기로 한거죠.”
#3 내년엔 중국 컴백
간미연은 내년 초 중국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컴백이다. 한류 1세대라 할 수 있는 베이비복스의 멤버로 초창기 한류붐을 이끌었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 당시엔 누구의 초청으로 간 게 아니고, 그냥 우리가 간 거니까 많이 힘들었어요. 다들 ‘쟤네 누구야’하는 분위기였으니까요.”
인기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한 게 터닝포인트가 되어 이후 팬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보다 먼저 중국에서 첫 단독콘서트를 열었던 베이비복스는 청도의 체육관이 팬들로 가득찬 것을 보고 무대에 오르기도 전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 “너무 감사했죠. 우리는 아직도 얼떨떨하기만 한데 그렇게 사랑해주셨으니까요. 그때가 중국이 급성장 할 때였어요. 매번 갈때마다 고층건물이 하나둘씩 새로 생겨나 많이 신기했어요.”
간미연은 “큰 욕심은 없지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면서 “오랫동안 날 기다려준 국내 팬들과 중국·태국 팬들에게 음악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다.
글 이혜린 사진 김창규 기자
rinny@sportsworldi.com




[SW확대경]●''초창기 베이비복스'' 후일담
4명이 라면 2개를 나눠 먹으며 버텨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아요.(웃음)”
데뷔 초기 시절, 베이비복스는 이루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생을 겪었다. 간미연은 그 당시를 재미있게 회상했지만, 기자가 “그럼 그 당시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겠다”고 하자 고개를 세차게 젓는다. “가수로 성공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이번에 가진 공백기보다는 덜 힘들었던 셈이죠. 그래도 다시 하라고 하면 싫어요.(웃음)”
간미연이 떠올린 가장 힘들었던 점은 잘 먹지 못했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던 그였기에 그 고통(?)은 상당했단다. “소속사도 어렵고, 우리도 어려우니까 그냥 숙소에서 버티기만 한거예요. 쌀이 떨어지면 이지 언니의 비상금으로 라면 2개를 사다가 4명이서 나눠먹고 그랬어요.(웃음)”
베이비복스의 숙소는 한 건물의 옥탑방이었다. 2집 활동때까지 옥탑방에서 고생했던 멤버들은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만큼 뜨거운 더위에 에어컨도 없이 춤연습에 매진하곤 했다. 그렇게 같이 고생한 사이이기에 멤버들간의 우정은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사실 잘되고 나면 거만해지기 쉽잖아요. 그런데 우리 멤버들은 그럴 수가 없어요. 워낙 고생을 많이 해서.(웃음) 그때 그 끈끈했던 관계가 우리 멤버들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닐까 싶어요.”
소속사의 사정으로 각자 활동에 들어갔을 때에도 간미연은 다른 멤버들을 울려놓기 십상이었다. 술을 마시고 다른 멤버들에게 전화해 ‘보고 싶다’며 울어서 상대방도 울게 하는 것이다.
“저는 술김이지만 상대방은 맨정신이잖아요.(웃음) 저 때문에 많이들 울었죠.”
베이비복스는 현재 2기가 데뷔를 앞두고 있다. 최근 2기 멤버들을 만나봤다는 간미연은 “참 괜찮은 친구들이더라”면서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각자 개성도 뚜렷하다”고 칭찬했다. 2기 멤버들뿐만 아니라 요즘 후배그룹들까지 간미연에게 예전 추억을 새록새록 되새기게 한다.
“요즘 방송국 대기실에서 댄스그룹들이 조잘조잘 시끄럽게 노는 것 보면 참 부러워요. 우리 멤버들도 참 시끄러웠거든요.(웃음)”
최근 다른 멤버들과 만났다는 간미연은 “언젠가 다시 한번 뭉쳐보자고 의견을 모았다”면서 기대감을 살짝 드러냈다.
이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