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만물에는 서로 궁합이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그렇고, 우리가 먹는 음식에도 궁합이 존재한다. 화장품도 예외는 아니다. 피부 간에, 제품 간에도 서로 잘 맞는 궁합과 그렇지 않은 궁합이 있다.
‘화장품 궁합’은 첫째로 내 피부와 잘 맞는지 여부에 달렸다. 피부 유수분의 정도에 따른 분류에서 기타 세밀한 피부상태를 고려해 나와 찰떡궁합인 제품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피부에 잘 맞지 않는 화장품은 각종 트러블을 일으키기 쉽고 민감성 피부로 만들게 된다.
사람들은 대체로 피부와 화장품 사이의 궁합은 잘 따져보는 편이다. 그러나 화장품끼리 궁합이 있다는 사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환상의 커플’을 이루는 화장품은 각자의 성분과 기능이 잘 어울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각질 관리 제품과 보습 화장품의 궁합이 그러하다. 묵은 각질의 제거는 피부 청결과 더불어 이후에 사용하는 제품의 흡수를 돕는다.
따라서 모공을 막고 있던 각질을 벗고 여기에 보습 제품으로 수분을 보충하면 효과는 배가된다. 이는 화이트닝 제품에서도 마찬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비타민 C는 ‘탄력 크림’이나 비타민 E와 궁합이 좋다. 탄력 크림의 주성분인 콜라겐은 피부의 탄력을 되살리지만 피부 속까지 흡수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비타민 C는 피부 속에서 콜라겐이 재합성되는 것을 도와 피부 안에서부터 탄력이 되살아나도록 돕는다. 콜라겐과 비타민 C는 둘 다 수용성 성분이기 때문에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더욱 좋다.
그런가 하면 비타민 E는 성분이 불안정해 흡수가 어려운 비타민 C의 흡수를 돕는다. 유해 산소와 멜라닌 색소를 제거하는 비타민 C 성분과 피부의 산화 방지 효과가 있는 비타민 E 성분이 만나면 피부 노화 예방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반면 같이 사용하면 오히려 효과가 반감되거나 트러블을 일으키는 제품도 있다. 부기를 빼주는 퍼밍 제품은 수분을 배출시키는 카페인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이 많다. 따라서 수분을 공급해 주는 보습제품과는 서로 상극이다.
또 본래 각질 제거 효과를 지닌 레티놀에 따로 각질 제거를 병행하면 피부가 얇거나 민감한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 같은 원리로 각질관리와 여드름 케어 제품에서도 마찬가지다.
‘팔방미인’ 비타민 C는 그러나 레티놀과의 사용에 있어서만큼은 주의를 요한다. 대표적인 노화 방지제인 레티놀은 비타민 C와 마찬가지로 약산성이며 각질 관리 성분을 포함한 경우가 많아 함께 쓰면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각질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피부가 얇거나 쉽게 자극을 받는 타입이라면 같은 날에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지난 쌍춘년에는 결혼 특수를 맞아 많은 무속인이 남녀 간의 궁합을 봐줬으리라 짐작이 된다. 올해는 오로지 내 피부를 위한 화장품을 두고 궁합을 한번 맞춰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과학적인 근거 하에 말이다.
류지호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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